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커브? 던지고 싶지만…"
영원한 '어린왕자' 김원형이 시구자로 나선다. 김원형은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시구로 올해 포스트시즌 포문을 연다.
1991년 쌍방울에서 데뷔한 김원형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1993년 4월 30일 전주 OB전에서 현재까지도 최연소 기록으로 남아있는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오랜 시간 꾸준히 활약했다. 그가 거둔 134승은 역대 프로야구 다승 5위에 해당하는 승수다. 특히 낙차 큰 커브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하지만 '어린왕자'도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지난해 3경기 등판에 그쳤고 올시즌에는 결국 한 차례도 마운드에 서지 못한 채 은퇴를 선언했다.
SK는 프로야구에 한 획을 그은 선수의 은퇴를 기리기 위해 '선수'로서는 아니지만 '시구자'로 그를 마운드에 등장시켰다. SK는 "올해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로 새 출발하는 김원형 선수의 그간 공로를 인정해 준플레이오프 첫 시구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만난 김원형도 감회가 새로운 모습이었다.
경기 전 만난 김원형은 이날 시구 계획도 직접 드러냈다. 아직까지 '선수' 김원형이 더 어울리는만큼 투수 플레이트를 밟고 던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역 시절 주무기였던 커브를 던질 것이느냐'는 물음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원형은 "내 트레이드마크는 커브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야구를 포기하는 이유 역시 커브다"라며 "다른 구종들은 다 던질 수 있지만 커브를 던지지 못해 선수를 포기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날 커브는 던지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구속에 대해서는 "올 시즌 초에 2군에서 한 차례 마운드에 올랐을 때 135km 정도가 나오더라. 정말 세게 던졌는데…"라고 말하며 "최근 열흘 동안은 전력분석팀에 참가하느라 던지지 못했다. 오늘 어떻게 던질지 모르겠다"며 가볍게 웃었다.
한편, 구단은 김원형의 은퇴식을 내년 시즌 개막전 이후에 가질 예정이며 향후 지도자로 육성할 계획이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구를 하는 김원형. 사진=문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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