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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KBS 2TV 휴먼서바이벌 프로그램 '도전자'의 최종우승자가 결정됐다. 영예의 주인공은 김호진(34, 주한미군생존교관). 한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김호진은 숱한 시련과 역경을 겪었지만 생존교관이라는 직업에 걸맞는 뛰어난 생존전략을 펼치며 남자 도전자 가운데 유일하게 최종3인으로 살아남았다.
김호진은 시청자 투표와 동료들의 투표를 합산한 결과에서 총 34,087표를 얻어 19,680표를 얻은 김지원과 17,285표를 얻은 임미정을 눌렀다. 사람들의 표를 가져온 그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생방송 후 직접 만난 우승자 김호진의 표정에서는 피곤함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수 개월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소감을 들어봤다.
"함께 출연한 도전자들 모두 고생많이 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시청자들이 뽑아 주신 최후의 도전자가 된 만큼 멋진 아버지의 모습을 유지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도록 노력하겠다"
그는 도전자 출연을 위해 하와이로 출국하는 당일(5월 20일) 아빠가 됐다. 일명 '만점이'로 불리고 있는 이 아이의 존재는 김호진을 최종 라운드까지 이끌었다.
"우승에 있어서 운칠기삼(노력을 해도 운이 돕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뜻)이 작용했다. 도전자들 중 누구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운이 대부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들이 원래 태어나야 할 날짜(5월 29일)가 아닌 '도전자' 출국날 태어난 것이 강한 동기가 됐다. 아들과 아내를 생각하며 최후의 3인까지는 가자는 강한 목표가 생겼다"
"최후의 3인이 누구인지 결과를 알고 진행되는 과정들을 보니 느낌이 새로웠다. 방송을 보며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고심했고 항상 무엇인가에 물려있는 느낌이었다. 특히 가족에게조차 결과를 얘기해 줄 수 없어 불편했다. 나 보다는 가족이 많이 답답해했다"
그간 '도전자'는 치열한 경쟁을 부추기다보니 서로 부딪히는 면이나 일촉즉발의 상황도 많이 보여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특정 출연자를 비난하기도 했고 심지어 불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아무래도 최종3인과 주요 도전자들에 대해서는 후반부로 갈수록 미화적인 편집이 많이 된 편이라고 느꼈다. 화면에 편집된 모습들로 시청자들이 보고 인터넷에 기재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생방송 무대에서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하고 변론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안정된 직장과 가정을 가진 김호진, 그는 왜 먼 타국땅에서 치열한 경쟁을 선택했을까.
"30대 중반이 되니 일상에 젖어 사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지만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된 직장, 가정 속 평범함, 안일한 삶에 지루함을 느낄 때 활력소를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번 도전을 통해 작은 사회를 볼 수 있었고 그 사회 속에 속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우승상금 1억을 받은 그의 계획은 소탈했다.
"기부도 하고 좋은 일에 많이 쓰고 싶다. 노모의 다리가 불편하신데 화장실 갈 때마다 불편을 겪으신다. 화장실 고치는데 비용을 보태고 싶다. 또 고생한 도전자, 스태프 분들에게 대접도 하고싶다. 할 수만 있다면 응원해준 시청자분들에게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다. 그간 집이 오산이었는데 서울로 직장을 옮기게 돼 이사를 했는데 집값이 비쌌다. 작게 보태서 가족과 만점이에게 쓸 수 있도록 하겠다"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갔었는데 출산 후 20일간 같이 있지 못했으니 아내와 시간을 내 하와이에 가고싶다. 가서 미션 현장을 한번 돌아보고 싶다" 아내와의 여행지마저 '도전자' 촬영지를 꼽고 있는 김호진의 모습에서 '도전자'라는 프로그램이 주는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도전자' 우승자 김호진.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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