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시즌 성적과 최근 경기 성적 중 결과는 후자였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9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1회 터진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은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최정, 이호준 등 중심타자들이 찬스 때마다 연이어 고개를 숙였기 때문. 특히 '믿는 구석'이었던 최정의 부진은 이 감독대행의 속을 타들어가게 했다.
이날 SK는 정근우-박재상으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가 맹활약을 펼치며 수많은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정근우는 4안타를 때리며 타선을 이끌었으며 박재상도 1안타, 2볼넷을 얻어내며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들을 비롯해 SK는 9안타, 9볼넷으로 18명의 주자를 내보냈다.
그럼에도 SK가 11회까지 단 3점 밖에 뽑지 못한 것에는 최정이 침묵한 영향이 컸다. 이날 최정의 성적은 6타수 무안타 2삼진. 전날 4타수 무안타는 SK 타선 전체가 상대 슈퍼에이스 윤석민에 막힌 영향으로 볼 수 있었지만 이날은 다른 선수들의 활약으로 더욱 대비됐다.
SK에게 불행했던 점은 '맹활약하는' 테이블 세터 다음타자가 '고개숙인' 최정이었다는 점이다. 이날 3번 타자로 나선 최정은 6타석 중 5타석을 득점권 찬스에서 들어섰다. 1회 무사 1, 2루, 5회 1사 3루, 7회 1사 2루, 9회 1사 1, 2루, 11회 1사 2, 3루까지 타점을 올릴 기회가 무궁무진했다. 하지만 이날 최정의 성적표에 타점은 단 하나도 없었다. 대신 삼진만 두 차례 기록했을 뿐이다.
최정은 올해 데뷔 이후 최고 시즌을 보냈다. 타율 .310 20홈런 75타점 15도루 64득점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활약이었다. 하지만 몸에 맞는 볼로 인한 부상으로 잠시 빠졌다가 복귀한 이후에는 7경기에서 26타수 4안타 타율 .154에 그쳤다. 결국 최정은 포스트시즌에서도 타격감을 찾지 못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최정에 대한 이만수 감독대행의 믿음은 변함없다. 이 감독대행은 2차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최정의 타순에 대한 질문에 "타순 조정은 없다. 계속 3번 타자다. 잘 맞을 수도 있고 안 맞을 수도 있는데 지금은 안맞는 시기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떡합니까, 최정보다 잘하는 선수가 없는데…"라고 말하며 현실적인 이유를 드러내기도 했다.
어쨌든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시즌내내 팀 타선을 이끌었던 최정이 살아나야 SK의 플레이오프행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다는 점이다.
[사진=준플레이오프에서 10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인 SK 3번 타자 최정]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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