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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지난 2008년 M.net ‘슈퍼스타K’로 촉발된 오디션 열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장르도 가수 뿐 아니라 밴드, 모델, 배우, 심지어 리더까지 다양해졌다. 장르도 다양해진 만큼 그 안에서의 우열과 격차도 뚜렷하다. 시청률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비교해봤다.
오디션 최후의 1위는? - ‘슈퍼스타K3’ VS ‘위대한탄생2’
지난 7일 CJ E&M과 MBC의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와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2’)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슈스케3’는 시청률 조사회사 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 케이블 유가구 평균시청률 기준 11.4%, 최고시청률 13.1%를 기록했고, ‘위탄2’는 지상파 기준 평균 시청률 11.6%, 최고 시청률 14.2%를 기록했다. ‘위탄2’가 근소한 우위를 점했지만 ‘위탄2’ 입장에서 약간 속 쓰린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화제가 되고 잘나가는 케이블 프로그램 시청률도 1~2%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슈스케3’의 11.6%는 그 위력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지상파로서 ‘위탄2’의 근소한 우위는 사실상 패배라고도 할 수 있다.
이 같은 ‘슈스케3’ 활약은 수준 높은 참가자들과 이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심사위원 3인, 물 흐르듯 깔끔하게 이어지는 진행, 케이블 특유의 자극성 등 여타 오디션과 차별화 된 수준에서 비롯된다. 또 지난 7일의 높은 시청률 기록은 탈락자가 결정되는 생방송 무대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위탄2’도 아직 아쉬워할 단계는 아니다. 이제 겨우 지역예선을 돌고 있으며 도전자 수가 추려지면 추려질수록 시청률이 높아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과 ‘슈스케3’의 종영에 따라 그 시청자들을 그대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회 때 드러난 ‘팔이 안으로 굽는’ 멘토제의 단점만 보완한다면 호평 속에서 오디션 1인자의 자리를 구축할 수도 있다.
‘슈스케3’나 ‘위탄2’처럼 10%이상의 시청률을 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의 호평으로 그들만의 마니아층을 만들어 꾸준한 활약을 보인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 2TV ‘톱밴드’, 온스타일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이하 ‘도수코’), tvN ‘코리아 갓 탤런트’(이하 ‘코갓탤’)가 그렇다.
먼저 ‘톱밴드’는 밴드를 즐기는 국내 팬들의 관심 속에 꾸준히 4~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입지를 다졌다. 높은 시청률은 아니지만 TOP4에 오른 POE, 톡식, 게이트플라워즈, 제이파워 등 수준 높은 밴드를 발굴하며 그 의미를 다시 새겼다. 현재 톱밴드는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매니아들로부터 시즌 2 제작을 요청 받고 있다.
미국의 인기 서바이벌 ‘도전 수퍼모델’의 한국버전인 ‘도수코’는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매주 1%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꾸준한 상승세를 그렸고 12회 방송 중 7차례나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도전자들의 개성과 매력, 뜨거운 열정, 성장과정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고, 도전자들의 과감한 인터뷰는 자극적이면서도 통쾌함을 줬다는 반응이다. 또 장윤주의 깔끔한 진행아래 타이거jk, 박시연, 변정수 등의 게스트 심사위원들의 참여로 높은 호응을 사기도 했다.
배우 김갑수, 이미숙, 김정은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SBS가 야심차게 내민 ‘기적의 오디션’은 지난 7일 ‘슈스케3’와 ‘위탄2’의 역풍을 맞고, 2.4%의 시청률로 애국가 시청률 3%도 못 넘기며 굴욕을 맛봤다. 게다가 혹평이 이어지며 최악의 오디션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있다.
오락가락한 심사방식과 멘토제의 단점인 편파적인 심사가 여실히 드러났다. 예쁘고 감동적이게만 만들고자 하는 제작진의 의도가 너무 분명히 드러나 재미가 없다는 평을 받기도 했고, 도전자들 역시 연기자를 뽑는 오디션임에도 노래, 춤, 연주 등을 선보이며 오디션의 의미마저도 퇴색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주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출연진 대부분의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기도 했고 몇몇 도전자는 당장 극에 투입돼도 무난히 역할을 소화할 정도로 출중한 연기력을 갖고 있다. 도전자들의 재능은 결코 타방송사의 도전자들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색깔과 개성 넘치는 도전자들을 두고도 이 같은 실적을 낸 ‘기적의 오디션’ 제작진은 패배와 몰락의 이유를 깊게 반성하고 다시는 이러한 굴욕을 맛보지 않아야 할 것이다.
['슈스케', '위탄' 심사위원, '톱밴드' 포스터, '도전자' 최후의 3인, '도수코' 심사위원진, '기적의 오디션' TOP12. 사진 = 마이데일리 DB, KBS, 온스타일, SBS 제공]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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