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이제 한결 마음이 편하네요"
준플레이오프서 1승 3패로 SK 와이번스에게 무릎을 꿇고 플레이오프행에 좌절된 KIA 타이거즈 윤석민의 말이다.
1차전에 이어 4일 만에 자원등판한 4차전, 1차전 완투승을 거두며 팀에게 기분 좋은 첫 승을 안겼을 때와는 달리 이후 등판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윤석민은 SK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2⅓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하고 강판됐다. 팀을 위해 한 등판이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본인 스스로도 속 상했다.
그는 "4차전에서 꼭 이기고 싶었다"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고, 최소한의 실점을 하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팀에게 미안할 뿐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윤석민은 1회초 정근우-박재상-최정을 삼자범퇴시키며 승리를 향해 한걸음 내딛었지만, 3회초 1사 주자 1,2루 최정의 좌월 2타점 적시 2루타와 박정권의 좌중간 1타점 적시 2루타가 나와 3실점 했다.
윤석민은 "몸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채 등판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며 "구속도 떨어지고 제구에도 애를 먹었다"라고 그때의 상황을 떠올렸다.
KIA는 준플레이오프서 24이닝 무득점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윤석민-로페즈-서재응으로 이어지는 선발진과 한기주-김진우가 버티고 있었던 마운드는 그나마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밥상을 차리지 못하는 테이블세터진과 물방망이를 휘두르는 클린업 트리오는 답이 없었다. 이에 나지완은 팀 투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윤석민은 "3,4차전에서 영봉패를 당하긴 했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을 무조건 타자들의 잘못으로 돌릴 수는 없다"며 "모두 노력했지만 결과가 아쉬울 뿐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내 그는 "지긴 했어도 한편으로는 포스트시즌을 끝내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어 보였다.
올 시즌 트리플 크라운과 승률 부문에서 1위의 영예을 안으며, 4관왕의 위엄을 달성한 윤석민은 올 시즌 MVP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석민은 "포스트시즌에서 일찍이 하차해 시즌 MVP를 두고 오승환 선수와의 경쟁에서 밀린 기분은 없다"며 "난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을 다했기 때문에 그저 기다릴 뿐이다"라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SK-롯데 플레이오프에서 어느 팀이 승기를 잡을 것 같냐는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SK는 투수력이 좋고 롯데는 타격이 좋다"며 "SK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아졌기 때문에, 투수진들의 컨디션에 따라서 승패가 갈릴 것 같다"라고 점쳤다.
2011 시즌 모든 일정을 소화한 윤석민은 "월요일(17일)까지 휴식을 갖는다"며 "부모님이 계시는 서울에 올라가 지낼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열심히 응원해 주셨던 팬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부진 의지를 다졌다.
올 시즌 '에이스'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도 마운드 위에서 항상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던 윤석민. 그가 던지는 공의 속도는 스피드건에 찍히지만, 그의 열정만큼은 스피드 건에 찍히지 않을 만큼 거대하다.
[KIA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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