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SK 박정권이 30년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미스터 옥토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정권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21타수 9안타(1홈런) 타율 .429 4타점을 기록하며 SK 타선의 중심 역할을 완벽히 소화, 올 시즌 중반부터 지독한 득점 가뭄에 시달렸던 SK 타선의 포스트시즌 부활을 이끌고 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한 박정권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7회초 강영식의 직구에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뽑아 팀을 영봉패에서 건져냈다.
박정권의 4년 포스트시즌 통산 기록은 87타수 36안타(7홈런) 타율 .414 27타점. 2008년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을 결장한 것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가을마다 ‘미친 선수’로서 최강 SK의 가장 믿을만한 타자로 활약 중이다.
자신의 가을 맹활약과 관련해 박정권은 “포스트시즌에는 오히려 긴장 같은 게 안 된다. 원래 단순한 성격인데 페넌트레이스는 타율이나 홈런 같은 기록을 의식하게 돼서 꼬이는 것 같다”며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게임이고 기록이 남는 것도 아니니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임해서 더 잘 된다”고 전했다.
박정권의 활약은 공격에 국한되지 않는다. 박정권은 1루수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포구에서도 리그 정상급의 안정감을 자랑한다. SK 2루수 정근우는 박정권의 수비에 대해 “불안하게 송구해도 못 잡는 경우가 없다. 완전 거미손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36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 ‘미스터 옥토버’는 오클랜드와 뉴욕 양키스에서 5번의 우승을 차지했던 레지 잭슨(65)이다. 잭슨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77경기 78안타 48타점. 클러치 히터로 명성을 쌓았던 잭슨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1973년과 1977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특히 잭슨은 양키스 소속이던 1977년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진가를 발휘해 ‘미스터 옥토버’란 별명을 얻게 됐다. 당시 잭슨은 월드시리즈 4차전부터 6차전까지 3경기 연속으로 홈런포를 쏘아 올려 팀의 우승과 월드시리즈 MVP의 영예까지 거머쥘 수 있었다.
1977년 월드시리즈 중계를 맡았던 아나운서 하워드 코셀이 잭슨의 홈런포가 터지는 순간 “모든 열광의 순간과 혼란 뒤에 잭슨이 해답을 제시했다. 이것이 진리다”고 말할 만큼 잭슨의 활약은 압도적이었다.
명예의 전당 헌액과 더불어 오클랜드와 양키스 두 구단에 영구결번된 잭슨이 과거형이라면 박정권과 SK는 현재진행형이다. 플레이오프에서 7경기 연속 안타와 연속 타점을 기록 중인 박정권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SK는 5년째 현재진행형이다. 이번에도 역시 우승을 차지해 챔피언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우승을 향한 각오를 전한 바 있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며 어느덧 가을 야구의 주인공이 된 SK. 현재 SK는 한국시리즈 진출이 걸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로 대립하고 있다.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의 활약으로 SK가 전무후무 한국시리즈 5년 연속 진출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팀의 유일한 점수를 기록한 SK 박정권.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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