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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참 가슴이 찡하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바로 그 가슴 찡한 감동의 연출 현장은 바로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48회 대종상 영화제였습니다. 시상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남우주연상의 발표순서가 됐습니다.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른 배우는 ‘최종병기 활’박해일, ‘그대를 사랑 합니다’이순재, ‘풍산개’ 윤계상 ,‘헬로우 고스트’ 차태현, ‘황해’ 김윤석이 후보에 올랐지요.
이날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른 5명의 배우가 모두 참석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연출한 가운데 ‘최종병기 활’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한 박해일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객석에 앉아있던 이시대의 최고 배우라고 평가받는 이순재는 객석에 앉아 박해일의 남우주연상 수상에 박수를 보내 진정으로 축하를 했습니다.
박해일을 향해 보내는 이순재의 박수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벅찬 감동을 안겼습니다. 그리고 근래 들어 연예인들의 이기적인 행태로 황폐화되고 삭막해지기만 하는 시상식장을 참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눠먹기’‘공동수상 남발’‘불공정한 수상자 선정’등으로 시상식의 권위가 추락한 것이 삭막한 시상식 풍경을 만든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시상식의 당사자인 연예인들의 문제 있는 행태도 시상식을 무력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수상 후보는 참석하지 않고 수상자만 참석하는 행태입니다. 영화, 가요, 방송 시상식은 한해를 결산하는 축제의 마당이자 동료 스타, 연예인의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이지만 최근 들어 시상식장에는 썰렁한 분위기만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제 많은 스타나 연예인들은 자신이 수상자가 아니면 시상식장에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행태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수상자 중에서도 주요한 본상이 아니면 불참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상식에 참석했다하더라도 수상을 했거나 자신의 순서를 마치면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연기자나 가수들의 피치 못할 사정이나 병환 등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할수도 있지만 최근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장은 자신만 아는 연예인들의 이기적인 분위기의 팽배 속에 따스하고 아름다운 동료애는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스타와 연예인을 있게 해준 대중에게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시상식에 대한 기대나 권위를 추락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참석자=수상자라는 웃지 못할 공식이 자리 잡아 삭막해진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장에서 후배수상자를 위해 대선배가 축하의 박수를 보내는 풍경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박해일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 이순재에게 대중은 마음속에 우러난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연예인 여러분에게 앞으로 열릴 시상식장에서 이순재처럼 아름다운 동료애를 바라는 것은 허망한 일일까요?
[48회 대종상 시상식장에 윤소정과 함께 입장하는 이순재.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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