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목표요? 한국 영화계에 20대 배우가 별로 없잖아요? 그 대표가 되고 싶어요.”“방황도 하지 않냐고요? 그렇죠. 절 청개구리라 부를 수도 있지만 나름 이유와 의미가 있어요.”
배우 유아인(25)에게 목표와 방황에 대해 물었다. 그런데 그 대답이 또래 배우들이 하는 것 마냥 판에 박혀있지 않다.
사실 영화 20일 개봉을 앞둔 ‘완득이’ 홍보차 유아인과 인터뷰 약속을 잡았지만 정작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에게는 몇 가지 편견이 있었다. 세간에서 말하는 ‘X가지 없다’는 것.
실제로 그는 인터뷰 몇일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기사를 쓴 한 잡지사의 편집에 대해 지적했다. 자신의 뜻을 잘못 전달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 불안을 안은 채, 비오는 어느 날 점심시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유아인을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의 매니저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유아인을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걸어서 오고 있단다.
궂은 날씨지만 해당 시간대 삼청동에는 수 많은 인파가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 거리를 걷는 것도 흔치 않은데, 매니저도 없이 혼자 길을 걷는 것은 쉽사리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유아인과의 만남은 시작됐다. 1시간 남짓한 시간 이 배우는 참 많은 말을 쏟아 냈다. 이제 20대 중반이 된 이 배우는 마치 세상을 달관한 것 마냥 말이 거침 없다. 톡톡 튀는 20대지만 그 말에는 뚜렷한 주관이 있었다.
세간의 버릇 없다는 시선은 기우에 불과했다. 그의 발언이 거침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나름 이유와 고민 끝에 내린 솔직한 속내였을 뿐이다.
-‘완득이’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런가? 영화를 보신 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나도 한시름 놨다. 영화가 개봉해야 알겠지만 초반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다.
-‘완득이’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기회가 왔다. 물론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이제 이름을 좀 얻은 것 같은데, 사실 너무 영화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국 영화가에서 20대 남자 배우에게 기회는 적은 편이다. 우연찮게 ‘완득이’라는 기회가 오게 됐고 냉큼 잡았다.
-대선배인 김윤석과 호흡을 맞췄다. 부담은 없었나?
전혀! 오히려 너무 현장에서 잘 해주셨다.
도완득은 나이는 고등학생이지만 속은 어른보다 더 큰 짐이 있는 아이다. 감정선을 잘 잡아야 했다. 만약 한 지점이 있다면 어느 정도 연기로 개입을 해야 하는지 연구를 많이 해야 했다. 그리고 이전에 나왔던 청소년 성장물. 그러니까 ‘계몽영화’ 같은 느낌을 줘서도 안됐다.
-연기의 절제가 훌륭했다
그런가? 사실 웃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과장된 웃음이 없어야 한다는게 완득이에 대한 내 생각이었다. 노력한다고 했는데 잘 나왔는지는 내가 평가하는게 아니니…
-얼마 전 제작보고회에서 방황에 대해 얘기했다
그 얘기를 하고 나니 모든 질문이 그거다. 방황 했었다. 20대 초반 소속사에 들어오고도 ‘내가 뭘 하고 있나’ 싶어서 대구로 짐을 싸서 내려갔다. 연예인이라는 삶이 무작정 싫었다.(웃음)
-모두들 꿈꾸는 연예인이지 않나? 그걸 버리고 싶다니 이해가 안된다
연예인이라는 이름에 집착하고 싶지 않다. 인간 유아인의 삶도 있는데, 그런걸 버려야 한다니 갑갑하다. 연예인 보다는 배우를 직업으로 하고 살고 싶다.
-배우와 연예인의 차이가 있나?
세상은 변한다. 하지만 대중의 연예인에 대한 관점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자제하고바른생활을 요구한다. 대중이 원하는 틀 속에 연예인은 맞춰야 한다. 하지만 연예인도 인간이다. 연예인이라는 이름 속에서 유아인의 삶이 묻힌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그렇다면 ‘배우라는 직업’은 무엇을 의미 하나?
내가 생각하는 배우는 풍부해야 한다. 인생의 경험 속에 배우는 그만큼 깊어진다. 나는 깊어지고 싶다. 그런 모든 것이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얻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살고 있다.
-20대 초반 반항도 그래서 했나?
(웃음)그건 잘 모르겠다. 나를 청개구리라 부를 수도 있다. 하지만 마냥 반대로 가기만 하는 청개구리가 아닌 이유와 의미가 있는 청개구리다. 나름대로 생각도 많이 한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고여 있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계속 변할 수 있는 그런 배우. 개인적으로는 20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30~40대 선배님들이 계시지만 그 뒤를 잇고 싶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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