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누구나 분명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도박꾼의 오류'로 끝났다.
롯데 자이언츠는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남은 2경기에서 1패만 더하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다.
심리학 용어 중에는 '도박꾼의 오류'라는 것이 있다. 만일 어떤 사건이 한동안 발생하지 않으면 평균의 법칙에 따라 그 사건이 가까운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신념이 그것이다. 도박꾼이 계속 돈을 잃었을 경우 다음판에는 자신이 딸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날 롯데 타선은 7회까지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올시즌 팀 타율(.288)부터 평균득점(5.36점), 팀 홈런(111개)까지 모두 1위에 오른 그들이기에 예상 외 성적표였다. 1회 2사 만루 등 많은 찬스가 있었지만 결국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많은 이들은 지난 2경기에서도 나쁘지 않은 타격 컨디션을 보여줬으며 정규시즌에서도 강력한 타선을 자랑한 롯데이기에 '언젠가는 터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
특히 8회초 롯데 공격은 '도박꾼의 오류' 전형을 보여줬다. 침묵하던 롯데 타선은 8회들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전준우가 좌전안타로 출루한 것. 여기에 7회말 수비에서 1사 1, 3루 위기를 넘겼기에 분위기도 완벽히 가져왔다. 투수진이 SK 타선을 1점으로 막고 있는 상황에서 홈런 한 방이면 단숨에 역전을 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이어지는 타자는 4번 이대호-5번 홍성흔이었다. 특히 벤치와 팬들이 이대호에게 거는 기대는 대단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홈런포를 단 한 개도 때리지 못했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대표 슬러거이기 때문. 여기에 첫 타석에서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하기도 했다.
하지만 '혹시나'는 말 그대로 '혹시나'로 끝났다. 이대호는 SK 구원투수 박희수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서클체인지업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제는 홍성흔에 기대할 차례. 이날 경기에는 2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지난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로 맹타를 휘둘렀기에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 안타를 롯데는 기대했다. 결국 이 역시 '도박꾼의 오류'로 끝났다. 풀카운트에서 홍성흔이 삼진을 당하는 사이 런앤히트가 걸린 1루주자 전준우도 2루에서 횡사했다.
결국 롯데는 이어지는 8회말 수비에서 2점을 더 내주며 허무하게 3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8회초 무사 1루에서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는 이대호.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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