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플레이오프에서 새로운 천적 관계가 등장했다. 요즘 신들린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과 SK 와이번스 정근우다.
19일 문학 플레이오프 3차전 롯데-SK전에서 황재균은 7번 3루수로 정근우는 1번 2루수로 각각 선발 출장했다. 특별히 마주칠 일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이들의 인연(?)은 5회말에 시작됐다.
5회말 2사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사도스키를 맞아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6구째 144km짜리 직구를 받아쳤다. 안타라 생각한 정근우는 1루까지 열심히 내달렸지만, 3루쪽으로 날아간 타구는 황재균의 글러브에 막혔다. 황재균은 정근우의 타구를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받아내 이닝을 종료시켰다. 공이 빠져 안타가 됐다면 발 빠른 정근우임을 감안 했을때 충분히 2루까지 갈 수 있는 타구였기에 SK에게는 아쉬움이 롯데에게는 안도감이 흘렀다.
이들은 7회말 5회에 이어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을 맞이했다. 7회말 1사 1,3루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둔 SK에게 절호의 찬스가 왔다. SK는 4회 최동수의 좌전 적시타에 힘입어 1-0으로 앞서가고 있어 여기서 추가점을 뽑아낸다면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찬스는 정근우에게 갔다.
득점 기회에 타석에 오른 정근우의 방망이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단타나 희생플라이 하나면 충분히 추가점을 낼 수 있는 상황이기에 긴장감은 더했다. 이에 정근우는 롯데 세 번째 투수 임경완을 맞아 1,2구 볼을 골라내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3구 135km짜리 싱커를 밀어친 정근우의 타구는 이번에도 황재균이 있는 3루쪽 직선 타구가 됐고, 이를 황재균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점프해 캐치했다.
정근우의 타구를 보고 안타일 것이라고 확신했던 3루 주자 김강민은 홈으로 쇄도하다 황재균이 공을 캐치하는 모습을 보고 돌아오려고 했지만, 이미 황재균의 발이 3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다.
정근우의 직선타를 잘 처리한 황재균의 호수비로 롯데는 아웃카운트 두 개를 늘리며,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닝이 끝나자 롯데 벤치에서는 환호가 나왔고, SK쪽에선 탄식이 나왔다.
그리고 찬스를 놓치고 유유히 벤치로 향해 걸어 들어가는 정근우의 눈빛에는 황재균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했다.
이날 정근우는 황재균의 호수비에 막히면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고, 수비에 힘을 쏟은 황재균은 공격에서 다소 부진하며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왼쪽부터 롯데 황재균-SK 정근우.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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