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1승 1패로 맞선 SK와 롯데가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플레이오프 3차전을 벌였다. 1-0으로 박빙의 리드를 잡고 있던 SK는 7회말 1사 1,3루 찬스에 정근우의 총알 타구가 3루수 황재균의 점프 캐치에 잡히고 홈으로 방향을 돌리던 3루주자도 더블아웃되면서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마침 8회초 선두타자 전준우가 좌전 안타로 치고 나가면서 롯데의 상승 무드가 이어졌다. 전준우의 출루는 컸다. 정규시즌에선 1번타자였던 전준우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3번타자로 변신했기에 곧바로 4번타자 이대호가 등장할 수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SK는 좌완투수 박희수를 고집했다. '이대호 킬러' 정대현이 아직 등판하지 않아 교체가 예상됐지만 SK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대현은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대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통산 49타수 5안타로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건 사실이었다.
박희수는 이대호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고 몸쪽 낮은 체인지업을 찔러 넣으며 이대호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경기의 최대 승부처에서 이렇게 양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박희수와 이대호의 지난 정규시즌 맞대결은 3타석 2타수 1안타. 그러나 박희수는 전체 우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135에 불과할 정도로 좌타자(.232)를 상대할 때보다 더 위력을 발휘했던 투수다.
경기 후 이만수 감독 대행은 이대호 타석 때 박희수를 밀어 붙인 것에 대해 "그때 정대현을 생각하지 않았다. 박희수가 중간투수 중 가장 좋기 때문에 그대로 이대호와 승부했다"라면서 "그 정도 볼이면 칠 타자가 없다"라며 박희수를 추켜 세웠다.
박희수가 8회초 위기를 넘기자 SK는 9회초 정대현을 마무리로 투입시켰다. 이만수 감독 대행은 "정대현은 9회 마무리로 쓰려고 김상진 투수코치와 미리 이야기했다"라며 계획대로 이뤄졌음을 밝혔다.
상대의 최대 천적을 쓰지 않고도 위기를 진화한 것은 그만큼 SK 불펜이 강하다는 뜻이 아닐까.
[SK 정대현과 정상호가 19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한 뒤 악수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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