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누구나 터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터졌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작은 반전이 숨어 있었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가 플레이오프 첫 홈런을 때렸다. 이번 포스트시즌 17번째 타석만에 맛 본 '손 맛'이다. 이대호는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회 솔로홈런을 때리며 홈런 타자 위용을 과시했다. 롯데 역시 2-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기록,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놨다.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이대호지만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역시 화끈한 홈런포다. 하지만 잠수함 투수를 만나면 이대호는 교타자로 변신했다.
지난 2년간 이대호가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상대 투수 유형은 역시 우완 정통파다. 2010년에는 우완 정통파에게 27홈런, 좌완투수에게 13홈런, 잠수함 투수에게 4개를 때렸다.
절대 개수가 아닌 타수당 수치를 보더라도 잠수함에게 홈런 빈도가 가장 낮았다. 좌투수에게는 10.5타수당 1홈런, 우완 정통파에게는 10.9타수당 1홈런이었지만 잠수함 투수에게는 11.8타수당 1홈런이었다. 반면 타율에서는 잠수함 투수에게 .404를 기록, 좌투수(.368)와 우투수(.356)를 넘어섰다.
빈도가 가장 낮기는 했지만 그래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던 2010년과 달리 올시즌에는 이같은 모습이 확연히 구분됐다. 올시즌 이대호는 시즌동안 때린 27개 홈런 중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는 단 1개 밖에 때리지 못했다. 74타수에서 1홈런이었다. 타석으로 치면 85타석이다. 반면 좌투수를 상대로는 13.4타수당 1홈런, 우완 정통파에게는 17.1타수당 1홈런이었다.
이와 반대로 타율은 역시 잠수함 투수에게 .365를 기록, 우완 정통파(.357)와 좌완 투수(.351)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이만하면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는 '홈런 타자' 이대호보다는 '교타자' 이대호에 더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포스트시즌 첫 홈런은 다름아닌 잠수함 투수 이영욱을 상대로 나왔다. 시즌내내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홈런 가뭄에 시달렸던 이대호이기에 기쁨이 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영욱을 상대로 2011년 포스트시즌 첫 홈런포를 때린 이대호.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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