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경기에서 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자고로 잘 차려진 밥상이 중요하다. 1승 2패로 한국시리즈행의 벼랑 끝까지 몰렸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테이블세터 김주찬과 손아섭의 숨은 활약으로 승기를 거머쥐었다.
20일 문학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김주찬은 4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렸고, 2번 우익수로 출전한 손아섭은 2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을 기록, 팀 2-0 승리에 이바지 했다.
전날 플레이오프 3차전서 0-3으로 영봉패의 수모를 겪었기 때문에 분위기 쇄신차원에서도 롯데는 4차전서 반드시 선취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1회부터 4회까지 답답한 공격을 이어가던 롯데는 5회초 드디어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조성환이 윤희상의 초구에 번트는 대는 재치 있는 플레이로 루상에 나가면서 공격의 물꼬를 텄다. 후속 타자 문규현은 희생번트로 조성환을 2루로 진루시켜 1사 2루의 상황을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주찬은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리고 상대가 3루 주자 조성환을 수비하는 사이 2루 베이스를 밟았다. SK가 2루 송구를 하는 사이 3루 주자 조성환은 홈으로 쇄도했지만, 홈에서 백업 수비를 하고 있던 윤희상에게 걸려 아웃됐다. 선취점이 절실했던 롯데에게 조성환의 아웃은 뼈아팠다.
하지만 계속된 2사 2루 득점찬스에서 손아섭의 방망이가 빛을 발했다. 손아섭은 윤희상의 6구 133km 포크볼을 받아쳐 좌전 1타점 적시타를 작렬해 2루 주자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로써 롯데는 3차전부터 이어온 13이닝 무득점 수모에서 벗어났고, 그토록 원하던 선취점을 만들어내 경기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롯데의 선취점은 김주찬의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와 손아섭의 방망이가 만들어낸 합작품인 것.
이날 이들의 활약은 이것 말고 또 있었다. 3회초 2사 문규현이 4차전 팀의 첫 안타를 치고 나가 1루를 밟은 상황에서 타석에 오른 김주찬이 윤희상의 몸쪽으로 감겨 들어오는 135km짜리 포크볼을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만들었다. 2사 1,2루의 상황, 손아섭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해 주자 만루를 만들면서 득점 찬스를 높였다. 푸짐한 밥상을 두고 후속타자 전준우는 윤희상의 144km짜리 초구를 건드려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비록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출루를 위해 투수와 끈질긴 승부를 벌인 롯데 테이블세터진의 진면목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4차전에서 김주찬과 손아섭이 총 5번 출루를 하며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면, 패배의 쓴잔을 마신 SK 테이블세터진인 정근우와 박재상은 각각 4타수 무안타와 4타수 1안타에 그치며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하지 못했다.
[위부터 롯데 김주찬-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