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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개그맨 최대 소속사 요시모토, 그리고 요시모토 월급제란
며칠 전 일본 개그맨 최대 소속사인 요시모토흥업 소속 신인개그맨이 9층 맨션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양 손에 난간을 넘었던 흔적이 남아있어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소속사인 요시모토 측에 따르면, 사망한 신인개그맨은 2009년 오사카에 있는 요시모토종합예능학원을 졸업하고, 몇 번 요시모토 극장 오디션을 보기도 했으나, 특별히 정해진 일도 없고, 수입도 없었던 무명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이 사건 이후,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일본 개그맨의 수입 및 생활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일본 연예계를 쥐고 흔드는 큰 손, 요시모토흥업 소속 개그맨들은 일본 내에서 파워가 대단하기로 유명하다. 일본 TV 방송국의 경우, 요시모토와 쟈니스가 빠지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한 예로, 얼마전 요시모토 소속 거물급 개그맨 여럿이 프라이데이 주간지에 바람피는 장면을 들킨 적이 있다. 그냥 보통 사진도 아니고 러브 호텔 앞에서 사진을 찍혔으니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현장 사진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거물의 현장 사진에도 일본 언론이 조용했다. 언제 그런 사건이 있었냐는 듯 그 어떤 스포츠지에도 여성지에도 후속 보도없이 그저 시간이 흘러갔다. 나중에 한 매체의 고백에 따르면, "요시모토 측에서 앞으로 관계를 생각해 조용히 넘어가 달라고 부탁했다"라고 한다. 언론도 막을 수 있는 파워, 그것이 바로 요시모토의 힘인 것이다.
요시모토에 소속된 거물급 개그맨들은 민영방송국에 몇 개씩 고정프로그램을 가지고, 회당 출연료 몇 백만엔(한화로 수천만원 수준)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시모토 소속 거물 개그콤비로 유명한 다운타운은, 콤비가 맡고 있는 예능 버라이어티 외에 각각 단독으로 맡고 있는 버라이어티도 있어 일본 최고 수준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일본매체에서 공개한 이들의 평생 수입은 각각 50억 엔(500억원 이상)정도.
한편, 요시모토 소속은 아니지만 일본 최고 개그맨 겸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기타노 타케시(버라이어티에서는 비트 타케시로 통함)는 일주일에 방송수입만 약 2500만엔에 달해, 연간 방송수익이 13억 엔(13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반면, 수 많은 개그맨들이 TV에 얼굴도 비추지 못하고 사라져가고, 잠깐 인기를 끌었던 개그맨들이 어느새 기억에서 잊혀져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본의 한 방송국에서 발표한 일본 개그맨 122명 수입조사에서는, 월수입 700만엔(7000만원 이상)의 개그맨이 17명인 것에 비해 월수입 50만엔 이하의 개그맨은 29명이었다고 한다. 그 만큼 빈부격차가 심한 곳이라는 것이다.
또한, 요시모토의 특징으로 손 꼽히는 것이 바로 '월급제'. 얼핏 들으면 연차가 더해질수록 자연히 월급이 오르고, 정년이 보장되는 연예인 연금같이 인식되기 쉽지만, 요시모토 월급제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유행어 한 방으로 방송 출연 및 행사가 폭주하는 개그맨은 몇 달 뒤, 많게는 수천만엔, 적게는 수백만엔에 해당하는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유행어가 사라지고, 동시에 방송출연이 끊기면, 그들의 월급도 하향조정이 된다. 한달에 많아야 10~20만엔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그 중에는 단 돈 몇 백엔을 받는 이들도 있다. '일한만큼 배분한다' 즉 '인기있는 만큼 지급한다' 라는 것이 요시모토의 월급제 실상이다.
"짜라짜짜짜라짜~" 노래로 한동안 큰 인기를 누렸던 요시모토 젊은 개그맨 무디 카츠야마의 경우, 전성기 때 한 달 월급이 무려 640만엔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 환율로 하면 원화로 1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그러나 올해 방송에 출연했을 때 밝힌 한달 월급은 단돈 16만엔. 물론, 그보다 훨씬 적게 받거나 월급이 없는 선후배들도 많다.
요즘 제 2의 전성기를 맞아 인기상종가인 오리엔탈라디오 후지모리 신고의 월급은 약 500만엔 이상. 하지만 그도 인기가 떨어지면 언제 20만엔 이하 월급쟁이로 추락할 지 아무도 모른다.
현재 요시모토흥업 소속 35세 이하 개그맨 평균 연수입은 놀랍게도 279만 599엔. 5-6년차 샐러리맨 월급과 비슷하다. 하지만 개그맨들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기개발비'가 많이 들어간다. 결국 생활보장이 안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 같은 요시모토흥업의 평균 연수입은, 일본 개그맨 사회의 적나라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통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젊은이들에게 개그맨은 여전히 꿈이 있는 직업이다. 뜨면 한 방에 유명인이 되고, 일확천금을 만져볼 수 있는, 물론 실현될 가능성보다는 사라질 확률이 더 크지만, 그래도 그들은 개그맨의 꿈을 꾼다.
2010년 개그맨 수입 순위(*주간지 플래쉬 참고)
1위 타모리 (1회 출연료 180만엔, 연간 예상수익 2억 7000만엔)
2위 시마다 신스케 (150만엔, 2억 4000만엔)
3위 다운타운 (150만엔, 2억 2000만엔)
4위. 아카시야 산마 (180만엔, 1억 8000만엔)
5위. 폭소문제 (120만엔, 1억 7000만엔)
6위. 톤네루즈 이시바시
7위. 카토 코지
8위. 나인틴나인
9위. 비트 타케시
10위. 런던부츠 1호 2호
안민정 기자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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