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유정 기자] 22일 비가 오는 부산 사직구장 플레이오프 5차전 우천 연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 감독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내정해 둔 사도스키를 제외한 모든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겠다는 말을 했던 양승호 감독은 사실 이날 선발투수 송승준 다음으로 마운드 키플레이어로 장원준을 꼽았다.
장원준은 지난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해 5이닝 4실점(4자책)으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초반 잘 이끌어가다가 4회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급격히 무너졌다. 이를 놓치지 않았던 SK 타자들은 맹타를 휘둘렀고, 이번 이닝에만 3점을 뽑아냈다.
이후 다시 안정을 되찾긴 했지만 6회 선두타자 김강민에게 좌전 2루타 맞고 고개를 숙였다.
정규시즌에서 워낙 SK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던 장원준이기에 이날의 아쉬움은 더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장원준은 20일 문학 4차전에서 선발 부첵에 이어 구원등판해 4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포스트시즌에서 첫 승을 맛보는 영광을 누렸다.
경기 후 장원준은 "1차전에서는 긴장을 해서 어깨가 많이 뭉쳐있었는데, 쉬는 기간 동안 잘 풀어져서 두 번째 등판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면서 "오늘은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마운드에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5차전에도 기회가 된다면 나갈 각오가 되어있다"라고 다부진 의지를 밝혔다.
양승호 감독은 이날 장원준의 호투를 보고 5차전 중요한 순간, 즉 실점 위기에서 회심의 카트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차전 이후 2일 만에 등판해야 하는 장원준을 오래 그리고 많이 던지게 할 수는 없었다.
양승호 감독의 이런 마음을 하늘이 알아줬는지 22일은 경기를 진행 할 수 없을 만큼의 비가 내렸고, 장원준의 어깨는 하루 더 휴식을 갖게 됐다.
이에 양 감독은 "장원준이 4차전에 나와서 50개 정도 투구를 했기 때문에 하루 더 쉬게 된 것이 5차전에도 마운드에 올라야하는 장원준에게 잘된 일이다"며 "사실 오늘 장원준을 무리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SK 타순을 고려해서 잠깐 올리려고 했는데 이제 좀 길게 가져 갈 수 있겠다"며 웃어 보였다.
비라는 호재를 만나 하루 더 휴식을 얻었던 장원준이 양승호 감독의 미들맨 기용에 얼마만큼 믿을맨이 되어 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 장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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