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6회말은 '정근우의 이닝'이었다.
비록 팀 패배에 빛이 바랬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SK 2루수 정근우가 한 이닝에만 두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국가대표 2루수'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하지만 SK는 정근우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0-2로 패하며 1차전을 내줬다.
정근우는 2루수로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때문에 상대방의 중전안타나 우전안타성 타구가 어느새 정근우의 다이빙캐치에 들어가 내야 땅볼로 둔갑하고는 한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특히 6회말은 정근우의 진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이닝이었다. 삼성 6회말 선두타자 박석민은 1-2간으로 우전안타성 타구를 때렸다. 하지만 정근우가 어느새 달려가 다이빙캐치로 공을 걷어냈고 정확한 송구로 선두타자를 잡아냈다. 박석민도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아쉬움의 미소를 지었다.
이어진 1사 만루. 이번에는 호수비 대신 모두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수비를 펼쳤다. 상대타자 신명철이 정근우의 수비 위치보다 조금 뒤쪽으로 때린 타구를 글러브로 잡다가 곧바로 떨어뜨렸다. 심판이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하지 않았기에 곧바로 홈으로 던졌다. 홈에서 정상호가 3루 주자 최형우를 태그아웃.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타자였던 신명철이 1루로 뛰지 않은 상황에서 더블아웃을 시킬 기회를 제공했다.
세 번째 아웃카운트 역시 정근우의 몫이었다. 2사 만루에서 때린 진갑용의 타구가 2루수 정근우와 우익수 안치용 사이에 떨어지는 빗맞은 우전안타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정근우가 순식간에 달려가 팔을 쭉 뻗으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2타점 적시타를 놓친 진갑용은 허탈한 기분을 숨기지 못했다.
만약 정근우의 두 차례 호수비가 없었다면 이날 경기는 접전이 아닌 일방적인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공격 뿐만 아니라 '2루수' 정근우의 존재감도 마음껏 확인할 수 있었던 한국시리즈 1차전이었다.
[정근우가 6회말 2사 만루에서 진갑용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사진=대구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