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황동혁 감독 "아역배우 부모들, 영화보고 많이 놀랐다"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도가니' 황동혁 감독이 "아역배우들의 부모가 영화를 보고 많이 놀랐다"라고 밝혔다.

28일 오전 케이블채널 tvN에 따르면, 황동혁 감독은 오는 30일 방송되는 이 채널의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한다.

황동혁 감독은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도가니' 연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영화를 향한 꿈을 이루기 위한 눈물겨운 이야기를 펼쳤다.

먼저 황동혁 감독은 "처음 제의를 받고 영화로 연출할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었다. 제작사 대표님께 다른 감독을 찾아보시라고 말했다. 쉽게 결정한 작품은 아니었다"라고 당시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감독으로서의 욕심과 사건 해결에 힘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다시 수락하게 됐다고. "감독이자 창작자로서 꼭 찍고 싶은 장면이 있었다. 주인공 강인호(공유 분)가 비명소리가 새어 나오는 화장실로 향하는 장면, 법정에서의 마지막 판결 장면을 꼭 찍어보고 싶었다"라며 "실제 사건을 영화화해 세상에 알림으로써,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위해 싸우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한 달 만에 다시 전화를 걸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또 황동혁 감독은 아역배우들의 부모들이 영화를 보고 놀랐던 일화도 공개한다. "부모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완성된 영화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하셨지만 부모님들이 먼저 영화를 보시고,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실지 여부를 판단하시라고 말씀 드렸다"라며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기 때문에 후반작업을 거친 영화 속 장면의 충격을 예상치 못하신 것 같았다. 직접 영화를 보시고는 많이 놀라서 나오셨다"라고 전했다.

황 감독은 실감나는 악역 연기로 관객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던 교장선생님(장광 분)의 캐스팅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악역들은 모두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로 하는 것이 내가 세운 캐스팅 원칙이었다. 낯선 얼굴을 통해 마치 실제로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라며 "소설 속에 묘사되어 있는 쌍둥이에 대머리 이미지를 꼭 가지고 가고 싶었고 배우 장광 씨가 성우였기 때문에 목소리 톤을 바꿔 두 명의 캐릭터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황 감독은 대학시절 오랜 방황 끝에 어머니의 도움으로 영화감독의 길로 들어서게 된 사연도 전했다. "졸업 무렵 한동안 룸펜처럼 생활했지만, 우연히 어머니가 여행서 찍어 온 비디오를 보고 이것저것 찍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라며 "어머니께서 전셋돈을 빼 유학자금을 마련해주셨고 이사하던 날 혼자 울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미국으로 갔고 물러설 곳이 없어 버티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 속 인호의 어머니가 전세금을 빼 교사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폭스 TV, 유니버설 스튜디오 TV, Fine Living Network 등을 거치며, 미국 케이블 방송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꼽히는 현 테니스 채널 CEO 켄 솔로몬(Ken Solomon)과의 인터뷰도 함께 공개된다.

방송은 30일 오전 11시.

[사진=tvN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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