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삼성과 SK의 2011 한국시리즈가 빈타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다.
3차전까지를 놓고 보면 양 팀은 총합 8점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그 와중에 삼성은 팀 타율 .205, SK는 .189를 기록 중이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는 하다. 올 시즌 삼성과 SK만이 유일하게 팀 평균자책점 부분에서 각각 3.35, 3.59로 3점대를 형성했다. 두 팀의 색깔 자체가 마운드에 있고 특히 불펜진은 양과 질 모두에서 최고 수준이다. 선발을 공략하지 못하면 그만큼 득점의 기회는 줄어든다. 이번 한국시리즈가 선취점 싸움이라 불리고 있는 이유이자 실제로도 선취점을 뽑는 팀이 승리하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양 팀의 타선이 모두 너무 무기력하다. 아예 출루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은 3차전에서 무려 두 자릿수의 잔루와 함께 겨우 한 점 만을 뽑았다. 경기를 시청하는 이의 입장에선 득점권에 주자가 있어도 긴장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역사에 남을 최저 득점 한국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높다.
홈플레이트가 너무 멀어보이기만 하는 빈타 시리즈의 원인을 짚어본다.
▲ 중심 선수들의 침묵
팀의 핵심 타자들이 조용하다. 삼성부터 돌아보면, 리드오프 김상수는 .167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결국 3차전에선 배영섭에게 1번 타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활약을 했던 박한이는 9타수 무안타, 유력한 정규 시즌 MVP 후보인‘타격 3관왕’ 최형우 역시 타율.200을 마크 중이다. 최형우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형성하고 있는 채태인도 타율 .222로 고전하고 있다.
SK도 마찬가지다. 박재상과 최동수만 3할을 넘기고 있을 뿐, 다른 주축 타자들은 조용하다. 플레이오프까지 맹활약을 펼쳤던 정근우는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타율 .154로 정근우 답지 않은 빈타에 시달리고 있다. 해결사 박정권도 플레이오프 5차전 연타석 투런포 이후 한국시리즈에선 1할에 그치고 있다. 그마나 최정이 타율 4할로 클린업트리오의 위안이 되고 있지만 안치용의 타율은 .222다.
결국 양 팀 모두 테이블세터진이 출루하고 클린업트리오가 해결하는 야구를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중이다.
▲ 삼성은 자신감, SK는 체력 고갈
3차전 패배 후 삼성 류중일 감독은 타선 침묵에 대해 “좀 더 자신 있게 쳐야한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삼성은 SK가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면서 정상적인 투수 로테이션을 가져가지 못하는 와중에도 한 방을 쏘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실투가 와도 주저하거나 마음만 급해서 놓치곤 한다. 3차전 3회 1사 만루에서 중심타자 채태인과 최형우가 모두 무기력하게 삼진으로 물러난 게 흐름을 SK쪽으로 넘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반면 SK는 삼성보다 9경기를 더 치른 만큼 체력적으로 고갈된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SK를 상대하는 삼성 투수들이 “아무래도 배트 돌아가는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SK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다. 결국 SK 이 감독대행은 2차전 이후 이동일인 27일에 모든 선수들에게 휴식을 취하게 했다. 3차전 홈런 두 방이 타선이 적신호 끝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삼성의 최형우(왼쪽)과 SK 박정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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