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김)광현이가 어느 정도의 부담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를 필요가 있다"
SK 와이번스 김상진 투수코치의 말이다. 지난 26일 대구 한국시리즈 2차전서 김광현을 두고 "나도 (김)광현이와 같은 시간들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 (김)광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며 "지금 그 아이(김광현)는 무엇보다 혼자 생각하고 스스로 극복해내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광현의 4차전 등판을 앞두고 28일에 만난 그는 "(김)광현이 상태가 괜찮다"며 "자세한 컨디션은 내일(29일) 등판을 지켜보면 알지 않겠느냐"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김광현은 자신이 에이스라는 사실을 잊지않고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부담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런 마음가짐은 오히려 마운드위에서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충고를 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김광현을 두고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 에이스"라고 칭찬했다. 그만큼 실력이 좋다는 것인데, 하지만 2011 포스트시즌에서 김광현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1선발로 나선 그가 조기 강판됐기 때문. 여기에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1이닝 만에 강판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 8일 문학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⅔이닝 4피안타 0탈삼진 3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5회에 2아웃을 잡기까지 여러 번의 위기를 맞으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했다는 것이 그나마 고무적이었다. 지난 16일 부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3⅔이닝동안 8피안타 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4실점이나 하고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23일 부산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이닝동안 1실점했다.
세 번의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김광현이 호투하지 못한 가장 큰 문제는 제구력이다.
빠른 볼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김광현은 두 구종의 컨트롤이 경기 운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날 김광현의 직구 최고구속은 148km가 나왔고, 슬라이더의 경우 130km중후반대를 찍으며 좋은 빠르기를 구사했지만 문제는 제구였다.
직구, 슬라이더가 모두 높게 오거나, 슬라이더의 경우 볼 끝이 둔한 탓에 휘어지는 각도 밋밋해 롯데 타자들이 공략하기 좋은 공이 됐다. 더구나 슬라이더와 직구를 살리기 위해 보여주는 공으로 구사하는 커브 또한 자기 컨트롤을 가져가지 못해 오히려 위험한 공이 됐다.
김광현은 지난 7월 12일 일본에 있는 베이스볼클리닉에서 2주 동안 투구 밸런스와 신체 유연성에 관한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3일 삼성전에서 4이닝 1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의 쾌투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금 팀에게는 그때의 김광현이 필요하다. 마운드 위에서 제대로 된 컨트롤을 가지고 자신의 공을 던질 줄 아는 김광현 말이다.
28일 3차전을 승리로 장식 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만수 감독대행은 김광현의 4차전 등판에 대해 "현재 김광현의 컨디션이 너무 좋다"며 "4차전에서 잘 해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4차전에서 과연 김광현이 이만수 대행의 믿음에 부흥하고 자신의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그가 오르는 마운드에 눈길이 쏠린다.
[SK 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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