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이지아가 세간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맞서 당당히 대중 앞에 섰다.
3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MBC 새 수목드라마 '나도, 꽃'(극본 김도우 연출 고동선)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지난 4월, 가수 서태지와의 이혼 관련 소송 사실이 밝혀져 큰 충격을 줬던 이지아가 일련의 사태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평소보다 언론의 관심이 컸다.
예정된 시간이 된 후 이지아는 강렬한 붉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지아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아테나: 전쟁의 여신' 이후 아주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인사 드리기까지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고 말하는 이지아의 목소리는 작게 떨리고 있었다.
사실 이지아의 복귀는 예상을 깬 이른 복귀였다. 일각에선 이지아의 연예계 활동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그만큼 그녀가 대중에 안긴 충격은 컸다.
특히 "혼자 힘들어하고 집에 있는 것 보다는 주위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제가 있어야 할 곳으로 어서 돌아와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보답이라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좋은 작품 만났고 용기를 내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지아는 무엇보다 가족을 바라보며 힘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제가 힘든 것 보다 주변 분들이나 가족들이 걱정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 볼 때 힘들었다. 제가 빨리 제 일을 하고, 있을 자리로 돌아오는 게 그 분들께 보답하는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게 맞는 것 같았다.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서태지와의 관계가 밝혀지기 전 이지아는 대중에게 신비로운 존재였다. 뛰어난 외국어 능력과 악기 실력 등은 그녀에게 일종의 신비로움을 만들었고, 몇몇은 그녀의 정체에 뜬금 없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지아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지아는 일련의 사태 후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일단 외계인의 오명을 벗게 돼서 그 점이 너무 좋다"라며 "이번에 절 다시 본 분들도 훨씬 편해 보인다고 말씀 해주신다"라고 말했다.
이지아는 제작발표회가 진행되며 긴장이 조금씩 사라진 모습이었고, 자신의 입으로 직접 속마음을 전한다는 것에 여러 감정이 교차된 듯 보였다. 그녀는 "나도 모르게 쌓고 있던 '보이지 않는 벽'이 허물어진 것 같다. 그동안 뱀파이어란 설, 누구의 머리카락이란 설도 있었다. 모든 오명을 벗었다. 제 자신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 기쁘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지아는 공백 기간 동안 무엇을 하면서 보냈냐고 묻자 "초반에는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잘 나지도 않는다"라며 "4개월 가량 집 밖을 아예 안 나왔다. 서글픈 건 그게 익숙해지더라"라고 고백했다.
이지아는 "주위에서 인터넷이나 TV를 못 보게 했다"고 했지만 굳이 확인하지 않더라도 그녀로 인해 세상이 발칵 뒤집혔던 만큼 어떤 시선이 자신에게 향했는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끝으로 "제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라며 "그런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신비로운 이미지라고 생각하는게 사실 내겐 부담이었다. 나 자신으로서 다가가고 싶었다. 그게 가장 편안한 것 같다. 실은 지금까지 제 자신 또한 편할 수가 없었던 부분이 있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 같다. 말할 수 없는 일들이 있을 때는 조심하게 되니까 뭔가 벽을 쌓게 됐다. 저도 외로웠고 이제는 편하게 진심으로 눈 다 마주치고 진심으로 대하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가장 좋다"고 밝혔다.
이지아는 '나도, 꽃'에서 여순경 차봉선을 연기한다. '나도, 꽃'의 차봉선이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그녀가 '외계인 이지아'가 아닌 '인간 이지아'로서 대중 앞에 선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용기와 도전에 기대를 가져본다.
[이지아(위)와 윤시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