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유정 기자] "고든이 4회까지만 끌고 가준다면 그 다음은 수월해진다. 고든을 믿을 뿐이다"
3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대행의 머릿속에는 마운드 운용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찼다.
5차전 선발인 외국인 용병 고든의 특성상 70개 투구수가 한계이며, 50개가 넘어서면 피안타율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적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 내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4이닝 소화'이라는 특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고든은 이만수 대행의 바람대로 4이닝동안 54개의 공을 뿌렸지만, 3피안타 1피홈런 3탈삼진 1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회말 경기 시작과 함께 공이 높게 제구 되면서 선두타자 배영섭에게 볼넷을 허용한 고든은 박한이를 맞아 몸 쪽 낮게 제구된 139km짜리 커터를 던져 범타를 유도, 선행주자를 아웃시켰다. 1사 1루 채태인을 상대로 삼진을 빼앗아 2아웃까지 갔지만, 최형우에게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아 2사 주자를 1,3루에 뒀다.
위기상황을 맞이한 고든은 침착했다. 박석민을 상대로 110km대 커브를 3구 연달아 던져 3루수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실점 없이 종료시켰다. 박석민에게 던졌던 3구째 커브는 몸쪽 낮게 코너를 찌르는 공으로 고든의 뛰어난 제구력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2회말에는 강봉규-신명철-진갑용을 삼자범퇴처리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이어 3회 1사 1,2루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둔 상황, 후속타자 채태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고든은 엄정욱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이날 고든은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조급한 마음에 제구가 흔들리면서 공이 높게 제구되거나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럴 때마다 어김없이 삼성 타자들은 방망이를 휘둘렀고, 안타가 됐다.
하지만 유리한 카운트에서 고든의 제구력은 빛났다. 특히 낮게 몸쪽으로 제구되는 공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하기 좋았고, 방망이에 맞더라도 범타나 뜬공으로 처리가 됐다.
특히 커브가 주무기였던 그는 경기 초반 커브보다는 제구력이 좋은 직구의 사용을 높였고, 간혹 커브를 섞는 볼배합으로 삼성 타자들을 상대했다. 이에 커브를 노리고 들어온 삼성 타자들은 커터와 직구에 타이밍을 빼앗겨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경기서 고든의 직구 최고구속은 144km였으며, 110km대 커브와 130km후반의 커터를 사용했다.
[역투하는 SK 고든(위)·홈런 맞은 SK 고든(아래).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아래)]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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