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세호 기자] 역시 철벽 불펜이었다.
삼성이 SK를 꺾고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 통산 다섯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무엇보다 마운드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역대 최강 투수진이라 불리는 삼성 마운드는 위기마다 막강불펜이 제 몫을 다했고 풍부한 투수진을 적극 활용한 삼성 류중일 감독의 용병술도 적중했다.
시즌 중반 7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기도 했던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투수 두 명을 붙여서 기용하는 ‘1+1’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매티스가 4이닝을 던지고 이어 차우찬이 마운드에 올라 영봉승을 장식했다. 2차전 권오준, 4차전에선 안지만 절제절명의 위기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SK 타선을 잠재웠다. 그리고 마지막 5차전에선 ‘철벽마무리 오승환’이 우승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했다. 삼성 철벽 마운드의 위용이 여실히 드러났던 순간을 다시 살펴본다.
▲ 1차전, 히든카드 좌완 에이스 차우찬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던 차우찬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부활을 알렸다. 차우찬은 1차전 5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3이닝 퍼펙트 투구를 기록했다.. 차우찬은 최고 구속 149km의 직구를 적극 활용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삼성 유격수 김상수는 1차전 차우찬의 투구를 회상하며 “우찬히 형의 공을 뒤에서 보는데 무서울 정도였다”라고 차우찬의 호투를 치켜세웠다.
차우찬 역시 1차전 호투 후 “올 시즌 최고의 공이자 지난 시즌 한 창 좋았을 때보다도 공이 더 좋았다. 사실 공이 이렇게 좋을지는 예상하지 못해서 나도 던지는 순간 놀랐다. (진)갑용이 형이 볼을 받고 나서 ‘그냥 직구로만 가도 되겠다’고 하시더라”고 웃었다.
▲ 2차전. 전성기 구위 회복한 권오준
2005, 2006시즌 오승환과 KO 펀치를 이룩하며 삼성의 2연패에 중심에 섰던 권오준이 다시 일어섰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2.79로 2006시즌 이후 최저 평균자책점을 올린 권오준은 2차전 6회 1사 1, 2루 위기에 등판했다. 권오준은 안치용과 직구 정면승부를 벌이며 안치용을 삼진처리했고 김강민에겐 그림 같이 떨어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2차전 삼성 승리에 큰 몫을 해냈다.
문학에서의 4차전을 앞두고 권오준은 “두 번째 수술할 때만 해도 의사가 가장 좋았던 상태에서 15%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했었다. 사실도 아직도 완전한 상태가 아닌데 여기까지 왔다”면서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우승하게 되면 나를 비롯해서 삼성 마운드 전체가 자신감으 바탕을 더 강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 4차전, 이제는 최강 불펜 주역이 된 안지만
2차전 권오준이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면 4차전은 안지만이었다. 안지만은 4차전 7회말 무사 1,3루. 5-4 한 점 차의 불안한 리드 속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안지만은 초구부터 과감한 몸쪽 직구 승부로 안치용을 3루 땅볼로 잡아 3루 주자 최정을 잡아냈다. 이어 안지만은 슬라이더로 최동수에게 3루 땅볼 병살타를 유도해 팀을 위기에서 탈출시켰다.
4차전 승리 후 안지만은 “올라갔을 때부터 무조건 막아야 되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등판했다. 직구 정면승부를 펼치려고 했는데 포수 (진)갑용이형이 몸쪽 직구 사인을 냈고 나도 더 자신감을 갖고 던졌다”고 위기 탈출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안지만은 “2005년과 2006년에는 팀의 중심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투수진의 중심으로서 팀원들과 모든 순간을 함께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우승이 더 값질 것 같다”고 말했다. 2003년 입단 후 지난 시즌에 비로소 삼성 철벽 불펜의 중심으로 올라선 안지만의 호투가 유난히 빛났던 4차전이었다.
▲ 5차전, ‘철벽 마무리’ 오승환의 마무리
마지막은 역시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5차전 8회에 마운드에 올라 삼성 우승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했다. 8회초 2사 1, 2루에서 안치용을 슬라이더로 잡아낸 오승환은 9회초 최동수, 김강민, 정상호를 삼자범퇴 처리했다.
한국시리즈 중 오승환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의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그냥 똑같이 던지고 있다”며 ‘철벽 마무리’다운 자신감을 전했다. 그리고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인 6세이브를 기록하며 2005, 2006년에 이어 이번에도 삼성의 우승 순간을 장식했다.
[결정적 순간 호투로 삼성 우승 이끈 차우찬, 권오준, 안지만, 오승환(좌측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