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11 한국시리즈 5차전 9회초 2아웃. 마운드엔 오승환이 있었다. 오승환은 마지막 타자 김강민을 3루 땅볼 아웃으로 잡았고 그 순간 삼성 선수들은 우승의 감격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 경기는 삼성의 1-0 승리였다. 삼성은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차우찬에 이어 필승 계투인 안지만을 8회초 등판시켰다. 안지만은 선두타자 정근우를 유격수 내야 안타로 내보내고 박재상의 희생번트 타구를 처리한 뒤 최정을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등장한 타자는 박정권이었고 삼성의 선택은 고의 4구였다. 그리고 삼성은 결단을 내렸다. 바로 마무리투수 오승환의 등장이었다. 오승환은 안치용을 초구에 유격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고 위기를 진화했다.
역시 삼성의 불펜은 막강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서 삼성의 평균득점은 1.5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건 역시 뒷문을 책임진 불펜의 역할이 컸다.
이는 비단 한국시리즈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 전체 경기를 봐도 불펜의 활약이 두드러진 팀이 강세를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SK는 박희수, 정우람, 정대현 등 '승리조'의 호투를 발판으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KIA와 롯데를 누를 수 있었다.
SK를 상대한 KIA와 롯데는 불펜 싸움에서 일찍 승부수를 띄우거나 변칙으로 맞섰으나 결국 SK를 넘지 못했다.
1승 1패로 승부의 분수령이 된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IA는 6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선발투수 서재응을 내리고 심동섭을 올렸으나 박정권에게 볼넷을 허용,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유동훈으로 바꿨지만 유동훈은 안치용에게 2타점짜리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이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롯데 역시 불펜을 강화하기 위해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던 장원준을 구원 투입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4차전에서는 4이닝 무실점으로 성공했으나 5차전에서는 승부처에서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2실점하는 바람에 SK로 흐름을 빼앗기고 말았다. 결국 한국시리즈 진출은 SK의 몫이 됐다.
그러나 피로가 누적된 SK 불펜은 한국시리즈에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는 결국 삼성을 넘지 못한 원인이 됐다.
결국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끝내는 팀이 승자가 되는 만큼 큰 경기에서는 불펜과 뒷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다. 불펜 투수의 활약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확인시킨 2011 가을 잔치였다.
[끝판 대장 삼성 오승환이 31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SK 경기 8회초 1-0으로 앞선 2사 1-2루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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