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삼성이 2011 한국시리즈에서 SK를 꺾고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역대 최강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마운드와 신구조화가 바탕이 된 타선과 수비력으로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시즌 후 삼성은 20여일의 한국시리즈 준비기간을 완벽히 보냈고 결국 지난해 우승팀 SK를 시리즈 전적 4-1로 제압했다.
삼성은 2009년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를 기점으로 리빌딩에 임했다. 리빌딩은 신속하게 이뤄져 지난 시즌 준우승이란 결과와 함께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곧바로 올라섰다. 그리고 올해에는 시즌 전 4, 5위 전력이라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으며 본격적인 왕조건설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더 많은 야수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인터뷰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은 공격력에 대해 “감독 되면서 한 박자 빠른 야구, 공격적인 야구 하겠다고 했는데 올해 공격력에 있어서는 65점만 주고 싶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평가가 박한 것처럼 올 시즌 상대적으로 삼성의 가장 아쉬운 부분 또한 공격력이다. 4번 타자 최형우가 홈런, 타점, 장타율에서 3관왕을 달성했지만 정규 시즌 팀타율 6위를 기록하며 우승팀다운 파괴력를 보여주지 못했다.
최형우와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형성하고 있는 채태인과 박석민은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둘 다 부상에 시달리며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시즌을 치렀고 타율은 최근 3년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박석민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313로 분전한 것과 동시에 안정적인 3루 수비를 펼쳐보였다. 최형우는 올 시즌 최고 타자 반열에 올랐지만 박석민과 채태인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 류 감독도 “박석민과 채태인은 더 거물이 될 선수들이다”고 이들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2008년부터 팀의 중심으로 자리하기 시작한 이들은 앞으로 더 무섭게 진화할 것이다.
올 시즌 신인왕이 유력한 중견수 배영섭과 골든글러브 후보인 유격수 김상수는 향후 10년 동안 삼성의 센터라인을 책임질 재원들이다. 한국시리즈에서 극적으로 부상에서 돌아온 배영섭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큰 무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갔고 김상수도 한국시리즈 타율 .333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통해 배영섭과 김상수 모두 다음 시즌에는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무대 복귀를 선언한 ‘라이온 킹’ 이승엽의 삼성 유턴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삼성 구단이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이승엽의 복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한 만큼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거포가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류 감독 역시 이승엽의 복귀와 관련하여 “(이)승엽이를 (채)태인이와 번갈아가면서 1루와 지명타자로 쓰면 좌타 라인이 더 좋아질 것이다"라며 이승엽의 복귀에 대해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비록 이승엽이 최근 일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어도 그동안 일본 무대에서 복귀한 선수들의 활약을 염두 하면, 이승엽은 삼성 중심 타선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 앞으로도 계속될 최강 마운드
올 시즌 삼성의 우승에는 무엇보다 마운드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 마운드는 시즌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한 것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선 평균자책점 1.43이라는 경이적인 숫자를 남겼다.
삼성은 시즌 중반 모든 팀들이 선발투수 운용에 난항을 겪는 와중에도 무려 7명의 선발투수를 구성했었다. 불펜진 역시 최강 마무리 오승환을 중심으로 우완 파워피쳐 안지만과 정현욱, 좌완 권혁, 사이드암 권오준으로 구성, 양과 질에서 모두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를 지배하는 에이스 선발투수는 없었지만 한국시리즈 2승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차우찬이 다시 한 번 최고를 향한 도전장을 던질 것이다. 장원삼과 윤성환도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으며 정인욱은 이제 막 프로무대에서의 활약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마치 올스타를 방불케 하는 삼성 투수진이 장점은 깊이에 있다. 모든 투수들이 막강하기 때문에 한 명이 무리해서 연투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없다. 올 시즌 47세이브, 한국시리즈 3세이브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린 오승환은 우승 후 “정규시즌도 그렇고 한국시리즈까지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 관리가 잘 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국시리즈까지 과부하 없이 잘 치렀다”는 말은 남겼다.
2005, 2006시즌 오승환과 KO펀치를 형성하며 삼성 2연패를 이끌었던 베테랑 권오준 역시 “지금 삼성 투수진이 역대 최고가 아닌가 싶다. 선발, 롱릴리프, 마무리가 모두 좋다”며 “올해 우승하면 삼성은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막강 삼성 마운드는 다음 시즌에도 계속될 것이다.
류 감독의 최종 목적은 역대 최강의 삼성을 만드는 것이다. 류 감독은 정규 시즌 우승 후 “2002년 삼성을 능가하는 역대 최강의 삼성을 만들고 싶다”고 했고 한국 시리즈 우승 후에는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류 감독의 각오처럼 2011년이 삼성 왕조가 첫 발걸음을 내딛은 해로 기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 환호하는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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