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2011 한국시리즈가 지난 10월 31일 삼성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 2위를 마크했던 두 팀은 시리즈 내내 치열한 투수전을 벌였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 1.43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고 SK도 3.00을 올렸다. 단기전 특성상 구위가 좋은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르고 상대 중심타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동반된다. 때문에 정규시즌보다 선취점이 지니는 의미가 크다. 이번에도 5차전 내내 선취점이 곧 승리로 이어졌다. 승부가 뒤집힐만한 순간도 있었지만 양 팀 타자들은 끝내 상대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단 한 번의 역전도 없이 시리즈가 마무리됐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투수들이 타자들을 연구하는 만큼 타자들도 상대 투수들의 투구패턴과 구종을 분석한다. 포스트시즌 들어 믿었던 선발투수나 마무리 투수가 무너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역전극은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고 단순히 타자들의 방망이만 탓하기도 힘들다. 2차전 SK 최동수는 삼성 철벽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득점찬스에서 중전안타를 날렸다. 그러나 삼성 덕아웃은 8회부터 지키는 라인업을 가동, 팀 내 최고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이영욱을 중견수로 교체 투입했다. 그리고 이영욱은 완벽한 홈송구로 SK의 추격을 차단했다. 3차전에서도 그림 같은 홈송구는 반복됐다. 4회 2사 2루에서 진갑용이 좌전안타를 때렸지만 SK 좌익수 박재상이 홈으로 쇄도하는 2루 주자 강봉규의 홈 태그아웃을 유도했다.
4차전에선 주루플레이 미스가 크게 작용했다. 7회초 삼성은 무사 1, 3루로 몰렸지만 SK 3루 주자 최정이 성급하게 홈을 향하며 협살에 걸렸다. 5차전은 호수비가 상대 타선을 막았다. 유력한 골든글러브 후보인 삼성 김상수와 SK 정근우는 다이빙캐치로 좀처럼 타구가 빠질만한 공간을 허용치 않았다.
결국 작은 부분 하나를 더 잡는 팀이 승리를 얻었다. 양 팀의 덕아웃은 시리즈 내내 상대가 히트앤드런, 번트앤드런이 걸리는 순간을 기가 막히게 잡아냈다.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이라도 포수는 주자들의 베이스러닝을 차단하기 위해 높은 볼을 주문했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시리즈의 분수령을 가른 4차전 7회 무사 1, 3루 상황에 대해 “사실 스퀴즈도 생각했지만 상대가 견제구를 던지면서 차마 사인을 내지 못했다”고 동점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토로했다.
역전과 재역전이 반복되는 승부는 없었다. 하지만 소중한 한 점을 뽑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그 속에는 양 팀 덕아웃과 선수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복잡하게 펼쳐졌던 이번 한국시리즈였다.
[2차전 이영욱의 그림 같은 홈송구 후 환호하는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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