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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배우 장서원은 영화 'Mr.아이돌'에서 생각도 하지 못한 아이돌을 연기했다.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고는 "내가 무슨 아이돌이야?"라고 생각을 했단다. 아이돌 평균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올해 그의 나이 서른이니 그럴 법 하다.
그런데 대본을 조금만 읽어봐도 납득이 됐다. 그가 맡은 현이 역이 '애 아빠'이기 때문이다.
"아이돌인데 나이도 많고, 한물간 과거 아이돌의 느낌이었거든요. 아, 이런 느낌이구나 하면서 납득이 갔죠. 사실 저 뿐만 아니라 지현우씨도 김랜디씨도 재범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이돌은 아니었으니까요. 무늬만 아이돌을 연기한거라고 볼 수 있죠."
지현우, 장서원, 김랜디, 박재범 네 명이 한 팀이 된 아이돌그룹 Mr.칠드런은 과거 대형소속사에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데뷔 당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빛을 보자마자 사라진 불운의 아이돌이다. 이후 각 멤버들이 흩어져 각자의 삶을 살다 돌연 다시 과거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고자 똘똘 뭉치게 된다.
이중 장서원이 연기한 현이는 노래방을 운영하며 이뤄지지 못한 꿈을 달래는 인물. 동거녀와 아이까지 있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꿈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해 방황한다.
올해로 데뷔한 지 3년차. 배우 장서원에게도 그런 방황의 순간은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반을 했고, 이후 한예종에 연기과에 들어가 체계적으로 배우 수업을 받은 이다. 청운의 꿈을 안고 데뷔를 했지만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방황이 시작된 것이다.
"졸업하고나서 전 소속사에 있을 때 2년 반 정도 완전히 방황했죠. 연기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부터. 또 이것저것 다 안되니까..."
외동아들임에도 배우를 하겠다 했을 때 선뜻 허락해주신 부모님에게도 꽤 죄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방황의 끝무렵, 그의 연기인생에 기점이 된 작품이 찾아왔다. 바로 지난 해 연말부터 올초까지 대대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시크릿가든'. 그는 그 작품에서 주인공 하지원이 연기한 라임의 액션스쿨 선배로 등장했다. 배역은 그리 크지 않아도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기에는 충분했다.
"'시크릿가든' 이후, 확실히 많이 달라졌죠. 사실 그 전에는 선뜻 출연했다고 내놓을 작품이 없었어요. 오디션 보러가면 다들 '서원씨, 연기한 걸 못봐서'라고들 하셨는데 이제는 다 아시는 거죠. 당시에는 정말 신나서 했어요. 춥고 매일 몸 쓰느라 고생도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당시 친해진 이필립씨와는 절친한 술친구가 됐죠."
그 이후 선택한 작품이 바로 'Mr.아이돌'이었다.
"처음 일주일은 춤에 대한 기본기를 익히는데 정말 죽을 뻔 했어요. 평소 춤을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기본기를 다지느라 앉았다 일어났다만 몇 번을 한 줄 몰라요. 춤 잘 추는 재범이가 부럽기도 했죠. 어떻게 한 번을 안 가르쳐 주더라고요.(웃음) 늘상 혼자 추는데 정말 잘 췄어요."
Mr.칠드런 멤버들 중 유일하게 음악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지라 특별히 어려운 건 없었냐고 물어봤더니 "가수는 나의 길이 아닌 것 같아요"라는 너스레가 돌아온다.
"특히나 아이돌은 정말 힘들겠구나,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닌 거 같다 했어요. 연습생 과정을 굉장히 오래 거쳐야 하는데 물론 배우들도 연기연습을 하지만,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겠다 생각했어요."
3일 'Mr.아이돌'이 개봉하면서 홍보일정도 차차 정리되고 있는 현 시점에, 장서원은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이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악역도 상관없고, 진한 남성미가 느껴지는 혹은 굉장히 스마트한 캐릭터들을 해보고 싶네요."
[사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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