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지난 3일 2011년 최우수선수상(MVP) 후보로 선정된 오승환이 삼성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MVP 경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이 “한국시리즈 종료 후 고민 끝에 최우수선수상 후보 경쟁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다”며 “팀 후배인 최형우와 MVP 경쟁을 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 최형우 역시 팀 우승에 기여한 공이 큰 선수로서 MVP 후보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해 후보 경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표면적으론 최형우를 향한 오승환의 양보와 선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팀 내 경쟁을 막기 위한 삼성 구단의 ‘후보 단일화’ 의미가 크다.
오승환은 올 시즌 아시아 최다 46세이브와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3세이브를 올리며 삼성 우승 중심에 자리했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MVP까지 석권했기 때문에 오는 7일 열리는 최우수선수상 시상식까지 기세를 이어갈 확률이 높았다.
최형우 역시 빼어난 활약을 했다. 최형우는 홈런, 타점, 장타율에서 타격 부분 3관왕을 달성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을 쏘아 올렸다. 최형우는 야수로서 시즌 전 경기를 출장했기 때문에 투수가 누릴 수 없는 이점도 갖고 있다.
오승환과 최형우, 단 둘의 경쟁이라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KIA 윤석민의 존재가 삼성 구단 입장에선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윤석민은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4관왕을 차지, 20년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윤석민의 MVP 가능성 역시 상당한 만큼 오승환과 최형우가 치열한 득표경쟁을 벌이면 삼성 구단은 시즌 MVP를 놓칠 수 있다, 때문에 삼성구단이 ‘후보 단일화’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MVP는 최고의 선수를 의미한다. 삼성 구단이 KIA를 견제했지만 이는 ‘최고 선수 선정’이라는 취지와 거리가 있다. 오승환, 최형우, 윤석민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만큼 누가 MVP를 수상해도 반대의견을 내기 힘들다. 팽팽한 경쟁이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 구단의 후보 단일화 시도로 공정 경쟁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다. 후보단일화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2008년 신인왕을 차지한 최형우(왼쪽)과 최형우를 축하하는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