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무득점과 팀의 6연패. 그에겐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하지만 이는 그와 그의 팀이 처한 현실이다.
프로농구 창원 LG는 8일 열린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70-74로 패했다. 4쿼터 한 때 10점차로 뒤지던 경기를 동점까지는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6연패 수렁에 빠지며 8위에 머물렀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서장훈은 무득점 수모를 겪었다.
서장훈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득점 능력을 갖추고 있다. 통산 평균 득점은 19.7점에 이르며 지난 시즌에도 16.6점으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여기에 그가 속해있던 팀들 또한 거의 매시즌 중상위권 이상의 성적을 기록해 '6강 보증수표'라는 명성도 있다.
그러나 올시즌만 놓고 본다면 두 가지 모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서장훈은 올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전자랜드에서 LG로 이적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뛰어난 득점 능력을 갖춘 문태영과의 만남으로 LG는 강력한 득점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됐다.
현실은 달랐다. 팀 역시 2라운드로 접어든 상황에서 경기당 72.5점을 넣어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평균득점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3점슛 성공수 역시 4.3개로 가장 낮으며 속공은 가뭄에 콩 나듯 나오고 있다. 화끈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창원 홈관중을 열광케 했던 모습은 이미 오래 전일이다.
서장훈의 올시즌은 LG의 현재 상황을 투영하고 있다. 9일 현재 그는 11경기동안 12.1점 3.9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예전의 서장훈에 비해 부족한 성적이지만 더욱 아쉬운 것은 최근 모습이다.
5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 3쿼터부터 모습을 드러내 7점을 기록했던 그는 결국 8일 KT전에서는 9분 53초를 뛰며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김진 감독은 문태영과의 부조화를 풀기 위해 서장훈을 투입할 때 문태영을 벤치에 앉히기도 했지만 경기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이를 서장훈의 책임만으로 보기는 힘들다. 서장훈의 아쉬운 모습은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LG의 한 단면일 뿐이다.
LG는 리바운드 1위를 달리고 있는 올루미데 오예데지를 퇴출시키고 애런 헤인즈 영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헤인즈 역시 득점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다. 김진 감독 또한 "오예데지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할 정도로 애초에 오예데지는 공격력에서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선수였다. LG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높이를 낮추는 대신 득점력이 높은 선수를 선택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또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간다고 했다. LG의 극약처방이 통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 '무득점 서장훈'이다.
[사진=창원 LG 서장훈]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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