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지난 14일 LG는 FA 선수들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내부 문단속을 철저히 하겠다는 LG의 말이 무색하게 이날 협상은 양측의 입장 차이를 확연히 드러내 미래를 어둡게 했다.
이택근은 2005년 이후 꾸준히 3할을 기록하고,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09 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어난 능력을 선보여 2010년 1:3 트레이드를 통해 LG서 새둥지를 틀었다.하지만 이택근은 고질적인 허리부상과 함께 팀 내 포지션 중복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2년간 단 176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이에 올해 FA자격을 취득한 이택근에게 원 소속구단인 LG에서는 '3+1년' 27억원(옵션9억 포함)이라는 카드를 제시했고, 그는 택도 없다는 듯 재협상 날짜를 정하지도 않은 채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택근이 최근 2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는 충분한 값어치를 지닌 선수다. 현대 시절부터 공격과 수비, 주루 3박자를 고루 갖춘 중견수로 평가받으면서 6년간 3할 타자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 2번(06,09)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입지를 굳혔다.
비록 LG에서 이미 중견수 주전 자리를 꿰차고 있던 이대형에게 밀려 1루수로 출장해 수비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변화된 포지션에 빠르게 적응을 하고 있다.
큰 의견차를 보였던 이택근과는 달리 LG 부동의 안방마님 조인성은 다소 아쉬운 마음만을 내비쳤을 뿐 LG맨으로 남을 생각은 여전함을 전했다.
조인성은 1998년 LG에 입단한 뒤 14년간 LG 유니폼만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는 지난 시즌 전 경기 출장해 145안타 28홈런 107타점 .317의 타율을 올리며 역대 최초의 포수 100타점을 기록했다. 이에 조인성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올해에는 117경기에 출장해 .267의 타율(104안타 15홈런 59타점)을 보유하며 LG 안방을 든든히 지켜냈다.
현재 LG에서는 조인성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포수 선발 요원이 없는 상태다. 김태군, 심광호, 윤상균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이들이 조인성처럼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추지 못했을 뿐 아니라 풀타임으로 활약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기에 LG는 조인성을 무조건 잡을 듯 보였고, 조인성도 친정팀에 남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에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LG는 조인성에게 2년에 계약금 1억 원, 연봉 3억 원씩 총 9억 원(옵션 2억 원 포함)을 제시했다.
협상 후 다소 격분한 듯한 이택근과는 달리 조인성은 침착했다. 그는 구단의 제시 조건에 그저 아쉬운 마음만을 내비치며, 여전히 LG과 동행하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오는 19일까지 또 한번의 협상 테이블을 차릴 것이라고 밝힌 LG가 이택근과 조인성을 모두 품에 안을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양보'와 '절충'이라는 카드를 적절히 사용했을 때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택근과 조인성(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