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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기자 출신으로 현재 영화 프로듀서이자 영화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이창세(54)씨가 영화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책 '나는 영화가 좋다'(지식의숲 간)를 펴냈다.
카메라 밖에서 기사 쓰다 그걸 못 참고 카메라 주변서 영화 만들고 배우로 뛴 저자는 책을 통해 감독 배우 프로듀서 스턴트맨 촬영 조명 마케터 등 까지 한국영화를 위해 생을 건 사람들의 삶을 통해 '도대체 영화가 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박찬욱 감독이 "그만 둘 수 있을때 어서 그만 두세요. 돈 없고 인맥 없어서 영화 못 만든다면, 그런 정신상태라면 당장 그만 두라"고 말한다. 또 "정 가난하다면 스마트폰 들고 당장 밖에 나가 5분짜리 동영상이라도 만들라"고 충고하는 내용도 전한다. 박찬욱의 영화열정이 담뿍 담긴 인터뷰다. 안성기는 또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힘이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든 달려가겠다. 후배들도 제가 현역으로 언제까지 현장을 지킬지 감사하겠단다. 난 행복한 배우다"고 말하며 품성과 배우관을 전했다.
책 속에는 세계 유일하게 극장간판 그리다가 영화 감독이 된 이준익 감독의 에피소드도 담았고, 한때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됐지 하며 '오만'했던 박중훈이 나이들고 보는 눈이 넓어져 꾸준히 연기하는 배우 안성기를 닮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잘린 필림 토막을 보며 영화꿈을 꾼 토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저자는 27년전 '고래사냥'을 한 배우 안성기와의 인터뷰에서 감명받아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조명 받는 스타들 외에 무거운 조명기 나르는 20대 처녀와 환갑지난 나이에 '레디 액션'을 외치는 노감독의 눈빛에 반해 기자생활 때려치고 현장에 들어왔다고도 했다. 책속의 얘기는 한 발은 신문사에, 한 발은 충무로에 걸쳤던 기자생활 동안, 또 나와서 비 같이 맞고 조명 받으며 생활했던 영화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속속들이 풀었다.
책에는 박찬욱 감독부터 이준익, 강우석 감독…, 또 김미희 정태원 프로듀서, 배우 조선묵 박중훈, 그리고 최성원 조명감독, 채윤희 마케터까지 직군을 떠난 영화마을 사람들의 얘기가 두루 담겼다. 또 일찍 세상을 달리한 배우 최진실 이은주, 그리고 정승혜 프로듀서 등 생전 저자와 밥먹고 술먹었던 스타와 제작자의 살냄새 나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이춘연 시네2000 대표는 "다른 포장 잘된 책과는 달리 영화계의 진짜 속살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평했으며, 배장수 영화평론가협회장은 "영화가 무언지, 생업으로 삼기에 그토록 불안정 일을 왜 하려는지'에 대한 대답을 책이 들려준다고 했다.
저자인 이창세씨는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학원사(여성자신, 일요신문), 조선일보(스포츠조선), 국민일보(스포츠투데이)에서 20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스포츠조선 창간해인 1990년 17년간 중단됐던 조선일보 주최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부활하는데 산파역을 맡아 이후 10년 동안 진행하며 영화상 사상 최초로 심사위원들의 심사 전과정을 공개해 공정한 수상을 보여줬다. 2001년부터 2년 동안 영화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의 일상을 스케치한 칼럼 영화마을 이야기를 주간조선에 연재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 한국영화 제작에 뛰어들어 '역전에 산다', '사랑하니까 괜찮아' 등을 제작했으며, 어린이 TV드라마 '고스트팡팡'(SBS)의 투자와 공동제작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퓨쳐필름(주) 대표 프로듀서로서 '엠바고', '아이언 맨', 'a table' 등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지식의 숲'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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