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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프레지던츠컵 개막전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최경주(한국)-아담 스콧(호주)과 타이거 우즈-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의 경기는 이들 선수들의 경기 결과 외에 우즈와 아담 스콧의 백을 메고있는 우즈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의 만남도 관심이었다.
이날 경기는 최경주-스콧의 6홀 남기고 7홀을 이기는 압도적인 홀차로 싱겁게 최경주-스콧 조가 이겼다. 갤러리가 가장 많고 인터내셔널팀의 주장인 그렉 노먼이 따라다닐 정도로 관심을 끈 이 경기에서 우즈와 윌리엄스는 희비가 엇갈렸다. 계속 스콧조가 이기자 윌리엄스는 스콧과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하이파이브도 하며 라운드를 즐겼지만, 우즈는 필승조인 스트리커와 호흡이 안맞아 아이언이 그린을 비껴나갈 때마다 계속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 7월부터. 우즈는 12년 동안 PGA투어 72승을 합작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를 해고했다. 우즈가 쉬는 동안 아담 스콧(호주)과 호흡을 맞췄던 윌리엄스는 곧바로 스콧과 정식 캐디 계약을 맺었다.
우즈에 일방 해고를 당한 윌리엄스는 이후 자서전을 통해 우즈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해고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윌리엄스는 스콧과 호흡을 맞춘 이후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고, PGA챔피언십서는 13위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우즈는 부상과 스캔들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에서 50위권까지 추락했다. 연거푸 컷 오프 탈락 수모를 당한 우즈는 캐디를 조 라카바로 교체하고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우즈는 호주오픈 프로암 대회서 초라한 250명만의 갤러리 앞에서 라운딩을 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나중 본대회서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스가 호주에서 열린 대회 만찬서 지난 8월 스콧이 브리지스톤 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뒤 "내 생애 최고의 우승"이라고 말한 데 이어 "그 흑인 멍청이(black arsehole)를 떼어버리는 것이 목표였다"고 우즈에 대한 비하발언을 해 다시한번 파문이 확산됐다. 우즈는 윌리엄스의 발언이 "인종차별이 아니었다"며 애써 진화했고, 윌리엄스는 "농담이지 의미있는 얘기가 아니었다"고 사과해 일단락되긴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색한 사이이긴 분명한 가운데, 드디어 상대팀으로 매치업이 성사된 것.
이날 18홀 마치고 깃대를 꼽자, 성적은 결국 7&6, 우즈는 굴욕을 당하고 윌리엄스는 스콧과 압승,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관례대로 악수를 했다. 라운드때도 그랬고, 끝난 후에도 둘은 별 얘기는 없었지만, 우즈는 경기에 진 것 이상으로 악수할때 윌리엄스의 승리 미소에 꽤나 씁쓸했을 것 같다.
[타이거 우즈-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아담 스콧(오른쪽으로)이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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