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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배우 오정원(44)은 조연배우다. 그만큼 대중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그녀는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 '로열 패밀리'(이하 MBC), '찬란한 유산',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싸인'(이하 SBS) 등과 영화 '위대한 유산', '효자동 이발사', '용의주도 미스신', '카운트다운'까지 오정원이 출연한 작품은 드라마와 영화를 막론하고 다양하다.
조연 단역으로 극의 가장 어두운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했던 오정원은 최근 SBS '천일의 약속'(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 가사도우미 역을 맡았다. 얼핏 대중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는 역할이지만 오정원은 드라마 인기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원래 배우할 생각은 없었어요"
최근 만난 오정원은 드라마 속 수수한 모습과 달리 고급스런 부잣집 어머니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정원은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자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을 드러내며 밝은 에너지를 전해줬다. 배우 오정원이 '천일의 약속'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천일의 약속' 정을영 감독님과는 원래 친분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출연 제의를 받게 됐죠. 제가 맡은 역할이 집사 역할인데 그간 귀부인스런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아 이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30대 중반부터 시작한 연기, 누가봐도 젊었을 때부터 배우를 꿈꿔왔던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오던 오정원은 우연히 배우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하면 할 수록 재미있었다.
"원래는 배우할 생각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홈쇼핑을 통해 방송일을 시작했죠. 방송일을 하면서도 연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하다보니 즐겁고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됐어요. 연기를 하면서 에너지를 얻고 행복을 느껴요"
오정원은 극중 이미숙, 박영규 집의 가사도우미 역할을 맡았다. 그렇다 보니 두 사람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많다. 연기 선배인 두 사람은 오정원에게 선생님이자 좋은 동료였다.
"이미숙씨와 박영규씨는 촬영 중간중간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세요. 역할의 비중을 떠나서 드라마를 잘 진행하기 위한 것이죠. 특히 이미숙 선생님의 연기력에는 깜짝 놀랐어요. 저는 반쪽밖에 안되는 대사도 정말 힘들게 하는데 이미숙씨는 6장이나 도는 대사를 하면서도 NG를 한번도 안내시더라구요"
배우와 작가, 감독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는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모든 배우에게 적용되는 사안이다. 스타 작가 김수현과 정을영 감독도 오정원에게는 최고의 응원군이었다.
"정을용 감독님은 엄격하신 분이지만 배우에게 정말 배려를 잘 해주세요. 김수현 선생님은 리딩 때마다 오셔서 하나하나 다 지시해주시는 편이세요. 저 같은 경우 대사가 짧아 쉽게 넘어갈 것 같았는데 똑같은 대사를 계속시키셨어요. 워낙 엄격하게 하셔서 아직까지 말 한번 못 걸어봤어요"
어떻게보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가사도우미 역할, 그 역할을 직접 연기하고 있는 오정원에게 가사도우미 역할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네 회장님' 이 대사가 보시기에 간단해 보일지 몰라도 너무 어려운 대사고 힘든 연기에요. 매번 연습하고 또 연습하죠.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할 때 이미지 역할도 많았고 거의 대사가 없었지만 제 역할이 극에서는 꼭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해도 그 자리에서 빛나는 역할요. 저는 원빈씨가 주연한 '마더'에서 슈퍼마켓 아줌마가 가장 인상에 남았어요. 그 부분만 수십번 봤어요. '어떻게 저런 역할을 저기에 넣을 생각을 했을까' 신기했죠. 저도 그런 배우로 남고 싶어요"
-인터뷰②에 계속
[오정원.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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