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케이블채널 OCN '특수사건전담반TEN'(이하TEN)은 배우 김상호(41)의 데뷔 18년만 첫 주연작으로 화제가 됐다.
그리고 지난 18일 첫 방송 이후, 미국드라마 뺨치는 작품성으로 두번 화제가 됐다. 첫 방송 직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김상호를 직접 만났다. 마이데일리 창간7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 김상호는 첫 주연작에 대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특별한 기분은 없어요. '김상호 첫 주연작'이라는 타이틀이 걸리니까 책임감이 좀 더 드는 것 외에는. 또 수사극은 작품이 허술해지는 순간 관객들이 외면해 버리니까 감독님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긴 하지만, 주연작이라고 해서 별 감흥은 없어요. 내 자신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느낌도 없고요.(웃음) 그 전까지 조연이라고 해서 '조연이니까 이만큼만 하자' 생각해 본적도 없고요. 다 내 영화고 내 작품이었죠."
그 다운 답이었다. 주연작이니 더 들뜬다는 답을 애초에 기대한 것도 아니었다. 충무로의 대표적인 내공있는 배우 아니었던가.
무슨 작품이든 어떤 역할이든, 김상호가 나오면 그는 배역에 자연스레 스며든다. 예전부터 그 사람이었던 것 마냥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마냥. 영화나 드라마의 경계도 그 앞에서는 허물어진다. 스크린에서도 브라운관에서도 김상호는 자신만의 자연스러운 아우라로 자리잡고 있지 않나.
영화 '챔프'나 '완득이', 그리고 MBC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SBS 드라마 '시터헌터' 등 최근 그가 출연작 몇 개의 작품만 돌이켜봐도 다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연극할 때부터 그런 말을 종종 들었어요. 저도 모르겟어요. 생긴 게 이래서 그런가요?(웃음) 연기를 할 때, 슬픈 감정 3%, 기쁜 감정 5%로 연기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연기가 재미없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어요. 재밌어요 이 짓이. 일본의 누군가가 한 말인데 연기라는 건 발을 땅에 붙이고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발이 불편하면 연기가 불편하다고. 그런 느낌 같아요. 어떤 작품에서도 발을 땅에 붙이고 있어야하죠. 그렇지 않으면 나 자신도 불안해지고 관객들도 금방 눈치를 채고 말아요. 연기할 때 힘든거요? 지나고 나면 다 잊어버려요. 물론 순간은 힘들죠. 하지만 끝나고 막걸리 한 잔 하면 끝이에요."
그렇게 재미나게 연기하는 김상호는 "'TEN'은 더욱 각별하다"라고 말했다.
"'TEN'의 백 형사는 끝나고나면 놓기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잘 연기해서 좋은 캐릭터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욕심도 들어요.형사만 25년을 한 인물인데 특정 자기 직업에 20년 이상 근무했다면 어떤 놈일까 생각했죠. 내가 자꾸 이런 이야기 하면 경박스럽게 보일 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우리 작품에 만족하지 않을까 싶어요. 자화자찬에 빠져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는 대본을 볼 때마다 눈물이 흐른다고도 말했다.
"그렇지만 감독님 말처럼 수사극은 문학이 아니라 공학이죠. 짜맞추기를 잘 해야해요. 대본을 볼 때마다 들켜버리지 않고 끝까지 잘 넘어가요. 그러니 배우 입장에서 이 역할을 주저할 이유가 없죠. 바로 콜했어요.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미드가 아닌 '수사반장'. 'TEN'이 그만큼 사랑 받지는 못 하겠지만 예전 '수사반장'을 좋아하셨던 분들이 우리 작품을 보고 향수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김상호의 말대로 2회 방송이 나간 현재 'TEN'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케이블 드라마인터라 지상파 작품만큼 화제성이 높지는 않지만 시청자 입소문에 '웰메이드 수사극'이라는 호평이 압도적인 것이다. 탄탄한 작품성과 함께 '수사반장' 최불암처럼 여운이 느껴지는 김상호의 연기도 분명 한 몫을 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