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경남 통영 김하진 기자] 일본 진출을 앞둔 이대호의 각오는 남달랐다.
11월의 마지막 날, 경상남도 통영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의 2011시즌을 마무리하는 납회식에 참가한 이대호는 롯데 점퍼를 입고 마지막까지 '롯데맨'으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이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이대호는 "다음주 쯤에 결정이 날 것이다"라며 자신의 행보가 12월 초에는 결정이 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가오는 주말 두산 최준석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오릭스와의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롯데의 4번 타자에서 한국의 4번 타자가 되어 돌아오겠다"라고 각오를 밝힌 이대호는 일본 투수를 향해서도 두려움 보다는 자신감이 앞섰다.
이대호는 "일본 선수가 아무리 컨트롤이 좋아도 힘이 빠진다든지 하면 중심에 몰리게 되어 있다"라며 "연구를 많이 해야 한다. 나는 처음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분석 준비를 해놓고 가는 것이 낫지 않겠나 싶다"라고 전했다. 이미 일본어 초급 수업부터 받고 있는 이대호다.
롯데 점퍼를 입고 이대호는 그동안 팀에서 기분 좋았던 일들을 차례로 떠올려봤다. 팀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해, 9경기 연속 홈런을 쳤던 날, 사직구장을 훌쩍 넘긴 자신의 홈런 등. 또한 롯데팬들의 한결같은 사랑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대호는 "지금까지 많이 사랑해주셨다. 내가 팬들에게 보답할 것은 야구로 인해서 나 때문에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면 기분 좋을 것 같고 나 때문에 슬퍼하면 안되지 않나. 야구는 잘 될 때와 안 될 때가 있기 때문에 가서 잘해야지"라며 팬들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어 "일본 야구에 도전하는 것도 한국야구도 일본에서 통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일본에 처음 가서는 잘 안 된다고 신문에 나기도 하는데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보면 이대호가 깬 고정 관념은 아주 많다. 뚱뚱한 사람은 야구를 못한다, 발이 느리면 야구를 못한다 등의 편견을 이대호는 모두 깨버린 산증인이다.
"도전이란 것이 좋은 것 같다"는 이대호는 "내가 열심히 해야 야구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계속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도 내가 잘 못되면 꿈이 사라지는 것 아니겠나"라며 야구 꿈나무들에 대한 당부도 전했다.
남다른 목표를 밝힌 이날 이대호는 팀을 위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들을 보였다. 장기자랑에서 '무조건'을 직접 부르면서 분위기를 돋웠다. 이후에 선수단끼리 가진 탁구 게임에서도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대호를 알아보고 사인을 원하는 팬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기도 했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새로운 무대에서 도전하는 이대호가 롯데에서 2011시즌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보여준 모습이었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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