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 SK 와이번스는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바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 그것. SK는 올해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며 전설의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의 기록(1986-1989년)을 뛰어 넘었다.
사실 이를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중 김성근 감독(현 고양 원더스 감독)의 사퇴 선언에 이어 구단이 하루 만에 경질을 발표하면서 파문은 커졌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이만수 감독 대행은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롯데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전문가들은 대부분 KIA와 롯데의 승리를 장담했다. KIA엔 에이스 윤석민이 있어 기선제압의 확률이 높은 팀이었고 롯데는 후반기 상승세를 고려하면 SK가 쉽게 넘을 수 있는 벽은 분명 아니었다.
그러나 SK는 그동안 축적된 큰 경기에서의 경험과 막강한 불펜투수진이 풀가동되면서 예상을 뒤엎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9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SK였기에 이미 지칠대로 지친 뒤였다.
한국시리즈 직후 이만수 감독 대행은 정식 감독이 됐고 SK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
그런데 스토브리그부터 암초가 생겼다. 정대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고 '작은' 이승호를 붙잡는데도 실패한 것이다. 무엇보다 두 투수 모두 불펜의 핵심 선수들이란 점에서 이들의 공백을 한꺼번에 메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SK는 FA 시장에서 오랜만에 활기를 띄며 공백을 최소화하려 했다. 새 감독에게 힘을 싣는 의지가 강력했다. FA 불펜 투수인 임경완을 영입한데 이어 베테랑 포수 조인성을 FA로 영입한 것이 그것. 특히 박경완과 정상호를 보유한 SK가 조인성을 영입할 것이란 예상을 한 사람은 드물었다.
무엇보다 조인성이 포수라는 점에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포수의 이적은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8개구단 체제인 한국프로야구는 한 팀이 7개팀을 똑같은 경기수로 상대한다. 투수들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상대의 주전 포수를 영입한다는 건 전력 그 이상을 얻는 것이다.
특히 조인성은 LG에서만 14년을 뛴 선수다. LG 투수들의 공을 가장 많이 받은 그만큼 LG 투수들을 꿰뚫고 있는 선수도 없다. 올해 LG에 11승 8패로 우위를 점한 SK이지만 이 격차가 더 벌어진다면 SK가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내년 시즌을 앞둔 SK를 두고 가장 흥미롭게 지켜볼 것은 이만수 감독이 SK 선수들과 함께 감독으로서 첫 훈련을 치른다는 점이다. 올해는 시즌 중 감독 대행에 오르는 바람에 자신의 야구를 완전히 펼치기 어려웠다.
이미 감독 대행 시즌을 치르면서 자신의 야구관에 대해 조금씩 드러낸 그였다. 불펜 운영을 두고 승리조와 패전조를 완전히 구분시켜 과부하를 미리 방지한다든가 희생번트보다는 주자와 타자가 모두 살 수 있는 푸시 번트를 우선시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전임 감독과 판이한 스타일의 이만수 감독이 SK 선수들과 어떤 야구를 펼칠지 벌써부터 흥미롭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명문 구단의 품위를 유지하고 새 감독의 스타일이 완전히 적용되려면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만수 SK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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