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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의 쇼가 끝나고 보니 호스트가 안보인 적이 없는 거다. 쇼의 감동은 거기서 온다."
"정치 풍자? 조절 잘 해야하는 부분. 화제성 높다고 근간 흔들리면 안돼."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미국 NBC의 버라이어티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는 모든 예능PD들의 꿈이다.
예능PD라면 누구나 한번 쯤 도전하고 싶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가 한국에도 상륙했다. 바로 케이블채널 tvN에서 포맷을 구입,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코리아(이하 SNL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지난 3일 첫 방송을 시작한 것이다.
이날 첫 호스트는 배우 김주혁. 영화 속에서는 훈훈한 키다리아저씨부터 찌질남, 그리고 방자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이지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드물었기에 그의 출연은 방송 전부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결과는 성공적. 아바타 분장부터 개그맨들의 전유물인 꽁트 연기까지 거침없이 도전하는 모습은 일종의 감동이었다. 토크쇼에서 MC와 둘러앉아 '진솔한' 속내를 고백하지 않아도 스타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SNL 코리아'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이처럼 첫 회부터 국내 예능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SNL 코리아'는 영화감독 장진이 연출과 극본을 맡았다. 예능작가 출신의 장진 감독은 10여년 만에 예능 연출로 복귀했다. 참, 그는 연출뿐 아니라 한 주간의 정치, 경제 등 사회 이슈들을 되짚어보는 고정코너 '위켄드 업데이트'를 직접 진행하기도 한다. 지난 첫 방송에서는 안철수 교수와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해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첫 방송을 끝내자마자 곧장 2회분 생방송 준비로 여념이 없는 장진 감독을 8일 오후 대학로에서 만났다.
"첫 방송 마친 소감요? 라이브이다보니 안전사고, 특히 송출 문제 없이 끝난 것이 일단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스릴감은 2회차가 더 심하죠. 김주혁씨는 그래도 3주동안 준비했는데 이제부터는 진짜 딱 일주일이에요."
장진 감독은 'SNL 코리아'의 미덕을 세 가지로 압축했다.
"대중스타가 자기 영역이 아닌 예능프로그램을 하는데 있어, 특별한 목적이 없더라도 대중의 주말밤을 책임진다는 공공적 사명감으로 다 던진다라는 것이 하나의 미덕이죠. 또 정치사회풍자가 베이스에 있는 버라이어티 쇼이지만 같은 성질을 가진 사람들이 떠들면 설득력이 떨어져요. 하지만 대중스타들이 나와 동참해주고 흉내내주고 같이 풍자를 해준다는 점이 이 쇼의 분명한 성격이죠. 그리고 라이브라는 점도 의미가 커요. 사실 방송 3시간 전에 사전녹화 뜨면 너무 편한 프로그램이에요. 그럼에도 라이브로 가는 것은, 중의적이겠지만 '나는 지금 당신과 같이 가고 있다'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죠. 이 쇼의 감동은 마지막에 있어요. 호스트가 끝 인사를 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정말 한 시간 동안 그 호스트가 안보여진 적이 없어요. 그 한시간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던진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대목이죠. 드라마나 꽁트 자체에서 오는 감동이 아니라 바로 그 점에서 오는 감동, 라이브이니 가능한 것이죠."
그런만큼 'SNL 코리아'의 필수 조건은 하고싶어하는 열정이다.
"호스트가 와서 놀듯이 즐기듯이 하고선 끝나고 술 퍼마시고 가는 속 시원한게 있어야 하죠. 그런 면에서 첫 호스트 김주혁, 두번째 공형진 그리고 4번째 호스트 박칼린씨. 다들 너무 재미있겠다고 너무들 좋아해요."
그렇게 당분간은 연기자들 위주의 캐스팅이 이어질 예정.
"우리 톱스타들이 나와주면 좋고 일단은 연기자들이 틀을 잡아주면 비연기자들이 나와도 쇼가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후에는 뮤지션도 나오고 스포츠스타들도 나오고. 11월 3주차에 NBC 들어가서 보니 뉴욕 양키즈 주장 유격수가 출연하더라고요. 부러웠죠."
1회 방송이 끝나고 화제의 중심이 된 것 중 하나는 장진 감독의 정치적 풍자발언. 특히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교수에 대한 발언이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주변에서 정치적으로 조금 더 가도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첫 방송 이후 쇼의 근간을 흔들면 안되요. 몇 개월 동안 맞춰온 컬러와 밸런스가 있는데...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것에(사회 풍자) 관해 말들을 많이 하겠죠. 하지만 조절을 잘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나꼼수'랑은 다른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한 TV예능이니까요. 그들 다수를 상대해야하고 그들과 겨룰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또 어느 한 쪽을 조롱해 기분나쁘게 해서 회자되게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전략은 아니니까요."
[사진=tvN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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