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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시청률이 드라마의 가치를 따지는 결정적인 척도는 결코 아니지만 2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똑같은 장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웃고 울고 때론 투덜거리고 그 기억을 공유하며 다음날 모여앉아 회상하는 광경은 별 일 없이 사는 삶에 어찌 보면 흔치 않은 장관이다. 올해 역시 시청률 상위권에 죄다 포진한 드라마,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켜본 명장면들을 집계했다.(TNmS, 전국기준)
올해 방송된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유일하게 40% 고지대를 밟았던 '웃어라 동해야'는 순간 시청률에서도 50%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막장'이라는 숱한 비난 속에도 전국민의 반이 '웃어라 동해야'를 위해 하던 일을 접고 TV 앞에 앉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인 장면은 안나(도지원 분)가 회장 딸 동백이라는 사실을 안 도진(이장우 분)이 옥상에 올라가 오열하는 1분이었다.
주말드라마 시청률 경쟁에서 압도적인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오작교형제들'도 순간 시청률에서는 '웃어라 동해야'와 유이하게 40% 고지대를 밟았다. 시청률이 폭발한 장면은 태범(류수영 분)과 수영(최정윤 분)의 첫 키스였다. 아이를 구해 인터넷 상에서 '국민영웅'으로 등극한 태범에 수영은 "선물"이라고 뽀뽀했지만 태범은 선물을 하려면 제대로 하라며 애틋한 키스를 나눴다. 그리고 시청률 업!
주말극 답게 여러 커플의 사랑과 갈등을 중첩해놓은 '사랑을 믿어요'는 역시나 주말극 답게 코믹한 연기로 연령층에 상관없이 소구하는 웃음을 안겼던 기창(권해효 분)과 영희(문정희 분) 커플의 갈등이 해소되는 지점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남편이 바꿔 써놓은 극본이 PD의 극찬을 받자 당황하는 문정희의 원맨쇼가 일품이었고 능청스럽게 대응하는 권해효의 리액션이 어우러져 1800만이 웃었다.
5위 안에 포함된 드라마 중 유일한 미니시리즈라는 점에서 '시크릿가든'이 올 초 얼마나 신드롬을 일으켰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순간시청률은 4위지만 평균시청률은 2위였고 회당 최고시청률 역시 3위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굳건한 마니아층이 흔들림없이 지켜봤다는 걸 알 수 있다. '시크릿가든'이 배출한 수많은 키스신 중에서도 마지막회에서 해피엔딩을 상징한 키스가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웃어라 동해야'의 뒤를 이어 흔들림없이 일일드라마 시청률을 주도하고 있는 '우리집 여자들'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화연(이혜숙 분)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겠다며 규만(강남길 분)에 돈을 요구했던 정수(유형관 분)가 아내의 결백을 돈으로 사고 싶지 않다는 규만의 울림에 죄책감을 느끼고 화연 앞에 나타나는 장면이다. 클로즈업된 이혜숙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모든 감정을 대변해줬다.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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