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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1950년대 활동한 미국의 흑인 여배우 도로시 댄드릿지의 비극적인 인생사가 재조명됐다.
11일 오전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1950년대 인종차별이 무성하던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흑인여배우로는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도로시 댄드릿지의 인생을 전했다.
도로시 댄드릿지는 조연배우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지난 1937년 영화 '경마장의 하루'로 데뷔했다. 이어 1954년 출연한 영화 '카르멘 존스'로는 당대 최고 배우들인 주디 갈랜드, 오드리 햅번, 그레이스 켈리와 오스카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놓고 당당하게 겨뤘던 입지전적 인물.
당시만해도 흑인배우들은 노예나 하인같은 단역, 조연에 불과했기에 그녀가 흑인들의 삶에 끼친 영향은 막대했다.
그러나 이같은 명성에도 불구, 댄드릿지의 인생은 불행의 극치였다. 그녀는 20세 시절, 탭댄스로 유명했던 니콜라스 브라더스의 멤버 해롤드와 결혼했고 이듬해 딸까지 출산하며 평범한 삶으로 돌아갔다. 연예계를 잠정은퇴한 채 평범한 삶에 만족하던 그녀는 딸이 뇌손상으로 4세 지능에 머물러있다는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졌다.
이후 남편은 딸을 정부기관에 맡기고 파리로 이민을 가려고 했지만 댄드릿지는 딸과 헤어지기 싫어 그런 남편과 갈등을 빚게 됐다. 결국 댄드릿지의 결혼은 9년만에 파경을 맞고 홀로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던 댄드릿지는 경제적 위기로 다시 솔로 가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아름다운 외모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순식간에 대중을 사로잡은 댄드릿지. 하지만 여전한 인종차별로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녀는 1954년 영화 '카르멘 존스'로 주연배우로 데뷔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됐다. 영화계 거장 오토 프레밍거가 제작한 흑인들만 출연하는 영화에 당당하게 주연여배우로 캐스팅 된 것.
이후 대중은 댄드릿지에 매료됐고 결국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됐다. 아쉽게 당시 여우주연상은 그레이스 켈리가 거머쥐었지만 그녀가 해낸 일들은 이미 대단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이후 댄드릿지에게 들어오는 배역은 조촐한 조연들 뿐이었다. 또 '카르멘 존스' 출연으로 연인사이로 발전한 프레밍거 감독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하지못하겠다며 그녀를 처참하게 배신했다. 다시 가수 생활로 돌아간 댄드릿지는 자신이 노래를 부르던 클럽사장인 백인 잭 데니슨과 결혼을 하지만 결혼생활은 폭행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데니슨은 댄드릿지의 재산마저 가로챘다.
부와 명성, 사랑을 모두 잃게된 도로시는 우울증에 빠져 41세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불행했던 삶이었지만 오늘날 흑인으로 입지전적 위치에 오른 유명인사들은 모두 그녀를 위인으로 손꼽으며 추대하고 있다.
[사진 = 카르멘 존스 포스터]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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