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감동에 복받쳐서 입이 떨리더라구요"
롯데 손아섭은 입담이 좋은 선수 중 하나다. 야구 시즌에도 덕아웃에서 취재진의 물음에 능수능란하게 대답한다. 하지만 생에 처음으로 상을 받는 자리에서는 제아무리 손아섭이라도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손아섭은 11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간절히 원했던 상이었기에 그만큼 기쁨도 컸다.
"하나의 훈장을 단 기분이다"라고 표현한 손아섭은 12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워낙 받고 싶어했던 상이라서 너무 좋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시상식에서 손아섭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자켓과 함께 뿔테 안경을 매치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손아섭은 "너무 운동선수처럼 안 보이려고 나름 신경을 썼는데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다. 신경 쓴 보람이 있다. 주위에서 '패셔니스타가 등장했다'고 그러더라"며 웃어보였다.
의상에 들인 정성은 상으로 보답 받았지만 막상 수상 소감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을 남겼다. 손아섭은 "처음 받는 상이라 수상 소감을 왠지 오래하면 눈치가 보일 것 같았다. 너무 긴장이 됐는데 무대에서 보니까 정말 신기하게도 양승호 감독님, 김무관 코치님, 조원우 코치님이 눈에 들어오더라. 연습도 많이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달랬다.
못다한 수상 소감을 다시 해보라고 했더니 술술 늘어놓았다. 손아섭은 이날 의상 코디에 도움을 준 친한 형 김홍종 씨를 비롯해 "구단 프런트, 사장님, 단장님, 부장님 말할 것도 없고 1군 매니저님과 홍보팀 서정근 팀장님, 김건태 형, 마케팅 팀도 나를 많이 도와줬다. 트레이너 3명도 부상 입었을 때 잠도 못 자고 병원에서 같이 치료해줬다. 내가 몸을 만드는 데에도 장재형 코치님이 도와주셨고 내년 시즌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김형모 실장님, 박일봉 팀장님이 신경 써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같이 많은 사람들을 열거한 손아섭은 '다른 말보다는 이 분들의 이름이 빠짐없이 기사로 나갔으면 좋겠다'며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제일 아쉬웠던 것은 부모님 말씀을 꺼내지 못했던 것이다. 손아섭은 "부모님에게 말씀 못 드린 것이 제일 아쉬웠다. 단상에 오르기 전에 부모님을 꼭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잊혀진거다. 나 말고 다른 선수들은 다 부모님 이야기를 하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못다한 수상소감을 다 늘어놓은 뒤 이제 손아섭은 다음 시즌에 대한 구상을 떠올렸다. 손아섭은 "타격왕이라는 타이틀을 따보고 싶다. 이제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타격 넘버원이 되고 싶다"며 "내년에는 타율 3할3푼에 홈런 하나라도 더 치는 것이 목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손아섭의 다부진 각오였다.
[롯데 손아섭.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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