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중국 역사소설 '삼국지'에서 유비는 제갈량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3번에 걸쳐서 설득에 들어간다. 결국 제갈량은 유비의 진심어린 정성에 그의 사람이 된다.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의 사령탑이 된 '야신' 김성근도 마찬가지였다. 허민 구단주와의 3번의 만남 끝에 감독직을 수락하게 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 때문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12일 열린 고양원더스 창단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허민 구단주를 처음 만났을 때 한 가지 일에 굉장히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더라"고 전했다. 허 구단주는 야구부에 들어가기 위해서 서울대학교를 들어갔고 필 니크로에게 너클볼을 배우러 미국까지 갔다. 김 감독은 허 구단주가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바로 감독직을 수락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허 구단주와 3번 정도의 만남을 가졌다. 허 구단주는 이 같은 몇 차례의 만남을 '천일의 기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3번의 만남 동안 김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김 감독은 "제일 감동적인 부분이 포기하지 않는 부분이다. 꿈이 세계로 향하고 야구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굉장히 호감이었다"라며 당시 느꼈던 심경을 전했다.
이어 김 감독도 자신의 경험을 되돌이켜봤다. 2005년에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코치로 가기 전에는 승부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을 가서 생각이 바뀌었다. 김 감독은 "일본에 가니까 야구의 미래가 있었다. 그 곳에는 미래도 있고 세계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야구도 세계로 향해서 가야겠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김 감독은 매 시즌마다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하기 전에 '정규시즌 우승'이 아니라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김 감독은 "왜 그렇게 이야기 했냐면 세계로 갈 수 있는 밑바닥을 만들고 싶었다. 나의 꿈이 아시아 시리즈를 제패한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세계 1위를 겨뤄보는 것이다. 이 꿈이 예전에는 멀어보였는데 이제는 가까운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얼마나 해나가느냐가 문제다. 세계 속에 한국 야구가 들어가야하지 않나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꿈을 갖고 있는 김 감독이었기에 포기하지 않는 허 구단주와 마음이 맞았던 것이다.
실제로 허 구단주도 대학 입시 뿐만 아니라 사업을 할 때에도 끊임없는 실패를 거듭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뤄냈다. 또한 야구를 통해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런 가치관은 김성근 감독의 것과 일치했고 고양원더스로 패자부활전을 꿈꾸게 됐다.
'7전 8기'의 정신으로 마음이 맞아 뭉친 김성근 감독과 허민 구단주가 만들어낼 고양원더스의 패자부활전이 어떻게 펼쳐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민 구단주(왼쪽)-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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