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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한동안 시청자 곁을 떠나 있었던 주병진이 12년 만에 안방을 찾았다. 그 기대만큼 연일 '뜨거운 감자'였다. 그러나 그 기대와 달리 결과는 참담하다.
16일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이하 '토콘')는 AGB 닐슨 미디어 리서치 집계 결과 4.5%(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박찬호가 출연한 첫 방송의 8.5%에 비해 4.0%p 떨어졌다. 3회 만에 거의 '반토막' 수준의 하락이다.
제작진은 기획의도에 "국민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각 분야의 파워피플을 초대해 명사들의 인생과 철학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갖는다"라고 설명했다. 또 "대한민국 모든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청춘들에게 비젼을 제시할 토크쇼"라고 '토콘'을 소개했다. 그야말로 '착한 예능'을 표방했다. 하지만 그 힘이 약하다. MBC가 야심차게 내건 '토콘'의 가파른 하락세, 무엇이 문제인지 꼽아봤다.
'토콘'의 게스트는 막강하다. 1회 박찬호를 비롯해, 2회 차승원, 3회 신승훈, 토크쇼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다. 하지만 새롭지가 않다. 게스트들은 이미 대중에 익숙한 스타들이다. 처음으로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이 아니다. '토콘'에서는 이들의 예전 이야기가 되풀이 되는 느낌이 잦은듯하다.
이제는 안정감을 찾은 1인 게스트 토크쇼인 KBS 2TV '승승장구'는 비교적 적은 인지도의 스타들이 등장하지만, 1시간 사이에 엄청난 이슈를 낳는다. 이들 두 프로그램의 차이는 깊이에 있다.
'승승장구'가 경청으로 일관한다면, '토콘'은 다양성을 선보인다. 먼저 '승승장구'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게스트의 인생 전반을 시작부터 따라간다. 이에 게스트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무명시절 어떤 설움을 겪었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혹은 애로사항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래서 임재범과 같은 게스트가 민감할 수 있는 루머나 가족관계 등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토콘'은 '승승장구'보다 활발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 많은 관객 속에서 게스트가 노래도 부르고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하지만 민감한 것을 건드리는 질문이 나오지 않는다. 또 인생 전반을 따라가지도 않는다. 그러다보니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에피소드와 속마음들만 이어진다. 다채롭기는 하지만 게스트의 깊이를 알 수 있는 1인 게스트의 장점을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최현정 아나, 아쉬운 예능감
'토콘'은 MC 주병진과 게스트가 대화를 이어가면 보조 MC로 나선 최현정 아나운서가 매듭을 짓는 장면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최현정 아나운서는 아나운서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의 예능감이 떨어진다는 것.
최 아나는 게스트를 놀린다거나, 혹은 재치 있게 유머를 자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게스트의 칭찬으로 대화를 마무리 짓거나, 관객들로 하여금 게스트를 뛰어주는 분위기만 유도하고 있다.
승승장구'의 보조MC 탁재훈, 이수근, 이기광은 틈틈이 게스트를 놀려댄다. 이런 과정에서 게스트들은 당황스러워하거나, 역공격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얻어지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이 세 보조MC는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는 김승우나 게스트가 웃음에 대한 부담감이 지워주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책임을 최현정 아나운서에게만 물을 필요는 없다. 최현정 아나운서가 애초 예능감이 부족하다면 다른 보조 MC를 투입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편집은 '찬양일변도'
15일 방송분에서 최 아나는 신승훈의 히트곡들이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는다며 관객에게 노래를 부르도록 유도했다. 관객들은 몇 개의 노래를 따라 불렀고, 제작진은 역시 '국민 애창곡'이라는 자막을 달았다. 현장의 분위기는 즐거웠을지 모르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닭살' 돋는 상황이었다. 예전 토크쇼를 보는 기분이었다.
최근 토크의 트렌드는 독설로 변했다. 다소 자극적인 독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지만, 적정선의 독설은 유의미한 웃음을 만든다. 하지만 '토콘'에는 독설이 없다. 자막 역시 독설은 전무하다. 게스트를 칭찬하는 것도 좋지만, 균형감 없는 칭찬은 오히려 반감을 일으킨다. 제작진은 '무한도전'이나 '놀러와' 수준의 자막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주병진. 사진 = MBC 제공]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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