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0번으로 얽힌 그들이 LG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까.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올시즌을 끝으로 박종훈 감독 체제를 마치고 김기태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기태 감독은 1969년생으로 이제 40대 초반이다. 8개 구단 중 단연 최연소다. 바로 위인 삼성 류중일 감독(1963년생)과도 여섯 살이나 차이난다.
때문에 LG 소속 선수들 중 김기태 감독과 같은 팀에서 현역 생활을 한 선수들이 제법 있을 법하지만 실제 이러한 선수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이진영이 그 주인공이다. 김기태 감독과 이진영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시즌간 SK 유니폼을 입고 선후배로 호흡을 맞췄다.
김 감독과 이진영은 동료 뿐만 아니라 등번호로 얽혀있는 특별한 관계(?)다. 인연은 함께 뛴 적이 없는 쌍방울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1년 쌍방울에서 데뷔한 김 감독은 1995년 홈런왕에 오르는 등 줄곧 팀내 간판타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IMF로 인한 모기업 재정난으로 김 감독 역시 1998시즌 종료 후 김현욱과 함께 삼성으로 현금 트레이드됐다.
자연스레 그의 등번호였던 10번도 주인이 없어졌다. 이듬해 새 주인이 바로 1999년부터 프로 유니폼을 입은 신인 이진영이었다. 쌍방울은 팀내 최고 기대주였던 그에게 "김기태를 잇는 뛰어난 좌타자가 돼라"며 10번을 선사했다.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진영은 2000년 창단한 SK의 첫 번째 '10번' 선수가 된 후 두 시즌간 이 번호를 달고 뛰었다. 하지만 2002년부터는 10번이 아닌 35번이 그의 등 뒤에 붙어 있었다.
2001시즌 종료 후 다른팀에서 '거물 10번'이 건너왔기 때문. 다름 아닌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김상진, 김동수, 김태한, 정경배,이용훈과 함께 삼성에서 SK로 팀을 바꿨다. SK의 10번 자리도 이진영에서 김 감독으로 자연스레 바뀌었다. 10번으로 얽힌 인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이들은 선후배가 아닌 감독과 주축 선수로서 LG 부활의 중심에 있다. 김 감독은 사령탑 부임 직후 FA 선수들의 이탈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LG의 체질개선을 이끌며 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주축 선수 타팀 이적으로 팀내 간판인 이진영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더욱이 올해 타율 .276에 머물며 2006년 이후 처음으로 3할에 실패한 그이기에 내년 시즌 LG가 뛰어난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등번호 10번을 주고 받았던 김기태 감독과 이진영이 2012시즌 LG의 부활을 합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진영과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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