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또 다른 실화소재의 영화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이슈를 들고 찾아왔다.
바로 영화 '부러진 화살'이다. '하얀전쟁',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에 13년만에 컴백작으로 영화계 내부에서의 관심도는 꽤 높다. 여기에 안성기, 박원상, 나영희 등 연기력으로는 나무랄데 없는 명품배우들이 줄지어 출연하고, 김지호가 열혈 여기자로 변신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는 재미도 있다. 촘촘하게 메워진 완성도 높은 스토리는 올드한 화면의 질감도 잊게 해준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실화라는 어마어마한 무게감과 함께 사법부를 향한 통렬한 비판을 가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장애인 학생들의 성폭행 사건을 다룬 '도가니'처럼 '부러진 화살'이 새로운 반향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는 지난 2007년 발생한 한 대학 전직교수의 '석궁테러' 사건을 다룬다. 이미 '테러'라는 말로 규정된 이 사건에는 가리워진 진실들이 있었다.
지나치게 원리원칙만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김경호 교수(안성기 분)는 대학 입시시험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이듬해 부당하게 해고된다.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한 그는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없이 기각되자 결국 석궁을 들고 담당판사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당겨진 활 시위. 사법부는 이를 '테러'라고 규정하며 엄중처벌할 입장을 발표한다.
하지만 세상에 알려진 것과 달리, 활은 담당판사의 복부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영화는 이 사건의 실상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 오로지 법과 원칙만으로 맞서는 한 남자의 외로운 싸움이었다는 것을 알리는데 주력한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부끄러웠다. 이런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황당하다"라며 "사법부 쪽은 초대하지 않았으니 영화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보게 된다면 그들로서는 아플 것"이라고 전했다.
석궁테러가 어째서 테러가 아닌 투쟁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러진 화살'은 내달 19일 개봉된다. 러닝타임 100분.
[사진=아우라 픽처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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