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박찬호(38)가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을 건네받았다.
박찬호는 20일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플라자호텔 22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화 정승진 대표이사(55)를 비롯해, 노재덕 단장(47)과 한 대화 감독(51)이 함께했다. 또 선수단 대표로는 내년 시즌 한화 주장직을 맡은 한상훈(31)과 박정진(35), 김태균(29)이 자리를 빛냈다.
기자회견에 앞서 박찬호는 한화측이 제시한 4억에 옵션 2억원을 포함한 연봉을 본인이 직접 수령하지 않고 구단에게 위임하면서 유소년 및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기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박찬호는 한화와 1년 2400만원 최저 연봉에 계약을 체결했다.
박찬호는 "내년 시즌 한화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현재 몸상태는
일본에서 겪었던 부상은 완쾌됐다. 시즌 끝나고 훈련을 프로그램대로 해왔다. 허리, 하체 햄스트링 문제가 많았다. 햄스트링은 허리에서 온다는 얘기를 들어서 허리 보강 운동을 해왔다. 이번달까지는 체력과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위주로 하고 다음 달 부터 공을 던지면서 실전 훈련에 돌입 할 예정이다.
- 연봉 옵션의 구체적인 내용은
백지위임한 상태라 팀장, 구단 단장님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연봉 위임기부와 2400만원에 책정된 연봉은
특별법 통과를 위해 다른 구단의 사장님들이 좋게 평가를 해주고 좋은 마음을 모아 주셨다. 특별법 통과에 대해 내가 선수로서가 아니라 한국 야구에 어떤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물론 공을 던져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선수로서 당연한 일이고, 후배들에게 전례가 되고 유소년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한국 들어와서 영광스러운 기회에 돈을 얼마를 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어떤 역할을 하고 사회에 환원하느냐가 중요시 되어야 한다. 그래서 유소년 야구를 위해 연봉을 위임하고 한화와 손을 잡고 뭔가 같이 하고 싶었다. KBO에 등록하기 위해 최저연봉이 있어야한다고 해서 받기로는 했는데 그 또한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쓰면 좋을지 고민할 것이다.
- 스스로 기부하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연봉을 백지위임한 이유는
얼마를 받아야한다는 것 가지고 또 구단과 상의를 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순수한 마음이 퇴색이 될 것 같았다. 구단에서는 생각하는 금액이 있었을 테고 내 목적과 마음이 분명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 한국 야구의 수준을 볼 때, 올시즌 목표는
팀에 기여를 할 것이고 베테랑의 역할을 하겠다. 나이가 있고 부상 히스토리가 있어서 부상 보완을 위해 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짜서 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 보직도 감독과 상의해야겠지만 내 능력을 시범경기 등을 통해 감독님이 다양한 기회를 줄 것이다. 기자회견 전에 감독님이 '골든글러브 받아야하는 것 아니냐'고 하셔서 '받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다.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내는 것, 기술적인 퍼포먼스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선수들이 도와주고, 새로운 팀에 적응한다면 좋은 현상으로 이어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 2012년 이후의 계획은
중요한 건 일단 다음 시즌 준비다. 다음 시즌 끝나고 답변하겠다.
- 몇 해 정도 한국에서 더 뛰고 싶은지
너무 멀리 보면 지금에 집중할 수 없다. 일단 1년 최선을 다한 뒤 하나 하나 해 나가야하지 않겠나 싶다.
- 내년 시즌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어느 팀에 가든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의 감격, 해본 사람은 그런 맛을 알기 때문에 더 간절해진다. 내 선수생활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년 시즌이 한국야구, 가을 잔치, 한화가 다시 챔피언이 될 수 있는 자리에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다른 선수들과 같은 마음이다. 가을잔치까지 이끌어서 마지막 게임까지 승리자가 되고 싶다.
- 이승엽과 대결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김태균이 다른 모든 투수들과 상대하는 것이 큰 볼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화가 깊이있는 야구, 즐거운 야구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이승엽 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타자들도 다 경계 대상이고 소홀하지 않아야한다. 이승엽이 한국 야구의 위상을 알린 선수라 기대도 크고 흥미롭다. 내 자신도 이승엽 의식 많이 하고 있다. 홈런칠바에 안타쳐달라고 부탁했고, 아님 포볼보내겠다고 말했다.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서 빛이 나고 좋은 결실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유소년 야구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은
연봉 금액은 씨앗이라 생각한다. 박찬호가 시작할 수 있는 씨앗이고 열매를 맺게 해주는 것은 구단이다. 다른 구단 사장들과 약속했고 유소년들에게 기여하겠다는 약속을 해서 이번에 책정된 금액으로 한화가 큰 나무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유소년야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고민할 것이다. 미국 야구와 우리 야구의 차이는 인프라다. 우리나라 야구는 엄청난 위치에 올라있다 생각한다. 그것을 질적으로 오랫동안 변하지 않게 야구를 생활화하고, 야구를 통해 생화의 즐거움, 유쾌함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야구 적응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한다. 대비하고 있나
어려운만큼 좋은 성과가 난다. 낯설고 습득했던 스타일에 다른 문화가 있을텐데, 대표팀에서 경험을 잠깐은 했지만 현장에 나가면 선수들과 소통해야한다. (류)현진이한테 보고 배울게 있고 좋은 타자들, 투수들에게 공유하고 배우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 팀워크도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것이다.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단단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한국선수들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WBC를 통해 보여주지 않았나. 이대호, 이승엽, 김태균 등 선수들을 해외에서 필요로한다는 것은 한국 야구에 대한 평가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다.
- 개인과 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부담보다 설레는 마음이 크다. 전례가 없었던 일인데 후배들이 기자회견장에 와줘서 선수들을 이렇게 함께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감을 느낄 수 없게 한다. 고마운 일이고 시작,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희망적인,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부담감 없다. 없어야한다.
- 한국 복귀 계기는, 한국 복귀가 걱정되진 않았는지
처음 미국 갈때 한국선수가 미국에서 활약했던 적이 없어서 반대를 했었다. 환희 좌절 등 많은 경험들을 했다. 작년에 일본에 가기 전에 했던 고민, 한국에 와야겠다는 고민보다 해보자,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 두려움 걱정은 없다. 자신감이 있다.
- 미국야구와 한국야구는 문화가 다른데 가장 걱정됐던 점은
컨디션, 퍼포먼스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감독, 프런트와 대화를 통해 보완해가겠다. 한국 야구에서 잘하려면 여기 야구를 배워야하고 습득, 이해를 해야 한다. 그 속에서 팀워크가 더해지는데 그 부분이 경기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 한국 복귀와 관련해서 가족들과 어떤 얘기를 했는지
아내는 야구를 안하면 안되냐 했는데, 걱정되는 마음에. 허락은 해줬다. 이제 와이프도 한국 문화에 배우고 한국말도 잘한다. 몇해 전에 요리책을 통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늘 고맙고 힘이 나고 용기를 주고 있다. 어젯밤에 결정을 하고 어머님께 말씀드렸는데 야구를 통해 기부하고 또 교훈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얘기해주셨다. 항상 변함없이 가족들이 용기, 에너지를 준다.
- 선수로 앞으로 목표는
작게는 한화 팀에, 지역야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고, 더 크게는 한국 야구에 기여를 하고 싶다.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팬들이 늘어나는데 좋은 야구와 깊이 있는 야구를 보여주는 것이 팬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 등번호 61번, 어떤 의미인가
어느 팀에 가든 61번 달아야한다고 말해왔다. 이번에는 사실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는데 밤새 만드셨는지 61번 등번호를 주시더라. 고마운 일이다. 61번은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한 번호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한때는 어린 야구선수들에게 인기 있는 번호가 61번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책임감도 느꼈다. 번호를 양보해준 후배에게 고맙고 한 턱 쏘겠다.
- 고향팀 복귀했는데 처음부터 한화에 복귀할 생각이었는지
OB베어스를 보고 야구를 시작했고 중고등학교 들어가면서 한화 이글스라는 팀을 보고 프로가면 가고 싶은 팀으로 생각했다. 미국 생활을 하면서 한국 야구에 대한 향수가 있었고 한국에 돌아가야 할 거라고 생각했을 때는 결국 한화라는 팀이 제일 생각났다. 미국에 있을 때도 충청도 분들이 반가워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그런 기억들이 많다. 오렌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생각은 늘 했었다.
[한상훈-박찬호-박정진-김태균(위 왼쪽부터), 기자회견 중인 박찬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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