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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평균시장 185cm의 늘씬한 꽃미남들이 포스터를 채우고 'F4'를 연상시키는 'VF6돌스'라는 애칭을 만들었을 때 종합편성채널 채널A 새 수목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이준형 연출 윤성희 극본)는 '꽃보다 남자'가 겹쳐보였다. 혹은 다양한 개성의 꽃미남들이 야채가게를 완성해 가면서 사랑하고 아파하고 성장하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변주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21일 베일을 벗은 '총각네 야채가게'는 '제빵왕 김탁구'의 야채 버전 같다. 동일한 제작사에 김탁구(윤시윤)의 아역을 연기한 오재무가 한태양(지창욱) 어린시절을 연기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밤비노'처럼 주방의 열기가 브라운관을 가득 채울 줄 알았던 '제빵왕 김탁구'가 시대극이란 걸 알았을 때 느낀 생경함과 닮았다.
빵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탁구처럼 태양은 어릴 때부터 야채에 탁월한 심미안이 있고 장사에도 싹수가 보인다. 숱한 고비와 미션을 헤쳐가며 '제빵왕'으로 성장하는 탁구처럼 태양은 어린 나이부터 시련과 숙제가 산재해있다. 그가 흘리는 땀은 카메라가 한 바퀴 돌아 지창욱이 성인 태양으로 등장할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제빵왕 김탁구'가 서영춘의 코미디로 복고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것처럼 '총각네 야채가게'는 최강희나 쓰는 삐삐로 시대극의 질감을 더한다. 거기에 '제빵왕 김탁구'의 탁구가 출생의 비밀이 있는 것처럼 '총각네 야채가게'의 목가온 역시 재벌가의 숨겨둔 딸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고아 진진심이 재벌가의 딸 목가온으로 둔갑하면서 '총각네 야채가게'의 막장의 키워드는 출생 자체가 아니라 최강선(황신혜)의 욕망에 담겨있다. '꽃보다 남자'와 달리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운명의 축은 '총각들'뿐 아니라 황신혜를 중심으로 한 '어른들의 세상'에도 있다.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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