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LA 레이커스에 악재가 반복되고 있다.
레이커스는 야심차게 실행했던 크리스 폴 트레이드가 스턴 총재의 반대로 무산된 것에 이어 새로 개정된 노사협약(CBA)에 의한 사치세 부담으로 오돔을 떠나보내고 말았다. 팀의 중심 코비 브라이언트까지 20일 시범경기 중 오른 손목 부상을 당해 22일 시범경기에서 결장했고 개막전 출장도 불투명한 상태다.
게다가 주전 센터 바이넘은 지난 시즌 징계로 인해 시즌 초 5경기에 출장하지 못한다. 레이커스는 26일 시카고와의 개막전을 포함해 3일 연속 경기를 치르고 이후 4일 동안 지난해 플레이오프 진출팀 뉴욕, 덴버와 하루 간격으로 맞붙는다. 만일 코비의 부상이 우려대로 길어진다면, 레이커스 입장에선 그 어느 시즌보다 험난한 시즌 초가 될 것이다.
단순히 시즌 초만 문제가 아니다. 강화된 사치세 규정으로 오돔을 떠나보낸 것처럼 더 이상 레이커스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주전과 벤치멤버를 풍성하게 채우지 못한다. 게다가 직장폐쇄로 시즌 개막이 2달 가량 늦춰지면서 그 어느 시즌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바이넘을 제외한 레이커스의 주축선수들 모두 30세 이상이다.
시카고와 레이커스를 거치며 무려 11번의 우승을 차지한 명장 필 잭슨이 떠난 상황에서 신임 감독 마이크 브라운이 얼마나 지도력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이미 필 잭슨 감독의 은퇴가 확정됐던 지난 시즌 후반, 레이커스 선수들은 새 감독에 대한 외부영입 보다는 브라이언 쇼 코치의 감독 승격을 강력히 원했었다. 브라운 감독이 레이커스 감독으로 확정되고 나서 코비는 브라운 감독에 대한 언급을 한동안 피한 바 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를 지휘했던 브라운 감독은 카리스마를 앞세우기 보다는 친화력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어왔다. 브라운 감독은 2009년 올해의 감독상을 차지하고 두 시즌 연속 클리블랜드를 디비전 정상에 올려놓았지만 끝내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팀수비를 중시한다는 점에선 필 잭슨 감독과 비슷하지만 잭슨 감독 특유의 장악력을 보일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따른다.
오돔이 떠나면서 벤치가 급격히 약해진 것도 문제다. 지난 시즌 식스맨상을 수상한 오돔은 사실상 레이커스의 주전 멤버나 다름없었다. 가솔-바이넘의 인사이드진를 백업하는 것은 물론 스피드를 앞세워 스몰라인업을 구사할 때도, 평균 신장 7풋(213cm)에 달하는 골리앗 프론트라인을 구사할 때도 오돔은 코트 위에 자리했다. 오프 시즌 중 메타 월드피스로 개명한 론 아테스트는 직장폐쇄 때 컨디션 관리에 임하지 않으며 최악의 몸상태로 시즌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반면 항상 레이커스에 비해 조명 받지 못했던 ‘한 지붕 두 가족’ LA 클리퍼스는 크리스 폴 영입과 함께 축제분위기다. 비록 승리에 대한 의미가 적은 시범경기긴 하지만 클리퍼스는 레이커스와의 시범경기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레이커스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댈러스에 시리즈 스윕패를 당한 후 레이커스의 전설 매직 존슨은 “레이커스 팀을 전체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레이커스가 다시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더 젊고 빠르고 강한 선수들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폴 트레이드에 실패한 것에 이어 드와이트 하워드 트레이드에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코비는 최근 인터뷰에서 “여전히 우리 팀은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슈퍼팀이 되진 않았지만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2004년 여름, 샤킬 오닐을 떠나보낸 이후 가장 다사다난한 오프 시즌을 보낸 레이커스가 2009, 2010년 2연패를 달성했을 때의 막강함을 다시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비 브라이언트.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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