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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이하 '주병진 토콘')의 너무 많은 방청객은 토크쇼의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이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주병진 토콘'은 기존 토크쇼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많은 수인 300여명의 방청객이 참여한다. 주병진은 지난 '주병진 토콘' 기자간담회에서 소통을 강조하며 "방청객이 300명이 넘는다. 진행자 입장에선 초대손님과 단둘이 얘기할 때, 10명 있을 때, 100명이 있을 때가 다 다르다. 똑같은 주제를 갖고 얘기하더라도 판이한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며 "둘이면 일방적인 이야기일 수 있는데, 300명이면 그 자리에서 바로 반응이 온다. 그렇게 됐을 때 원래 정해진 이야기의 반응이 어떤 한 쪽의 방향이라면, 사회자는 방청객의 반응을 보고 다른 방향으로 틀 수가 있다"고 말했다. 즉, 방청객의 반응이 많은 쪽으로 토크쇼가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다는 요지였다.
하지만 주병진의 바람과 달리 300명이나 되는 방청객은 게스트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의 걸림돌로 보인다. '주병진 토콘'이 게스트의 속 마음을 꿰뚫지 못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릎팍도사'와 비교했을 때 차이점 중 하나가 방청객의 수다.
'무릎팍도사'와 '주병진 토콘' 모두 일대일 토크쇼지만, 사실 '주병진 토콘'은 300명의 귀가 열려있고, 300명의 눈이 지켜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스트 입장에선 마치 강호동과 단 둘이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듯한 '무릎팍도사'의 분위기와 300명의 방청객이 쳐다보는 '주병진 토콘'의 분위기는 상당히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카메라가 모든 이야기를 촬영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수천만 명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같지만, 과연 '주병진 토콘'의 방청객 300명이 게스트가 편안하게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에 기여하는지 제작진 입장에선 심각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좀 더 극단적으로 생각했을 때, MC와 게스트 단 둘이서 좁은 공간에서 하는 토크쇼와 수만 명에게 둘러싸인 채 넓은 광장에서 하는 토크쇼 중 어떤 경우에 게스트가 더 편안함을 느끼고 마음의 경계를 풀 수 있는지는 오래 생각해보지 않아도 답이 분명해 보인다.
[사진 = MBC '주병진 토크 콘서트'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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