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위기이자 기회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올시즌 종료 후 3명의 FA 선수를 다른 팀으로 떠나 보냈다. 조인성(SK), 이택근(넥센), 송신영(한화)이 그들이다.
하지만 그 의미는 다르다. 이택근과 송신영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동안 LG 유니폼을 입은 선수인데 비해 조인성은 1998년 프로 데뷔 이후 14년간 줄곧 쌍둥이 유니폼만을 입은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더욱이 조인성의 포지션은 야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포수다.
사실 조인성은 LG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었다. 오랜 기간 LG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기도 했지만 2002년 이후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그의 부족한 투수리드였다고 말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제 그가 다른 팀으로 떠났다. 그를 어떻게 평가했든 이번 이적을 통해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컸는지는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팀들에게는 주전포수가 확실히 떠오르거나 주전으로 나설 후보가 떠오르지만 LG는 내년 시즌 주전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포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워낙 조인성의 입지가 탄탄했기 때문이다. 지난 지난 5시즌간 조인성이 안방에 앉아있던 시간은 4380이닝이다. 반면 조인성을 제외한 김정민(LG 코치), 심광호, 김태군, 윤상균, 이성열(두산), 최승환(한화) 등 다른 10명의 포수가 지킨 시간을 합치면 1422⅔이닝이다. 이는 조인성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던 LG의 실착이기도 하다.
어쨌든 좋든 싫든 내년 시즌 LG는 새로운 안방마님을 맞이해야 한다. 후보는 김태군, 심광호, 나성용, 조윤준, 유강남 등이다.
이들 중 가장 주전 고지에 가깝게 올라가 있는 선수는 김태군이다. 1989년생으로 나이도 젊으며 지난 3년간 50경기 안팎으로 출장하며 상당한 경험을 쌓았다. 2009년 등장 때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풀타임 소화 경력도 없을 뿐더러 백업 역할을 했기 때문에 '주전포수'로의 안정감은 확실히 주지 못한다.
나성용과 조윤준, 유강남은 젊음으로 승부할 태세다. 송신영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나성용은 올시즌 막판 타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시즌 초 기대와는 달리 대부분을 2군에서 보냈다.
나성용과 마찬가지로 올해 프로에 데뷔한 유강남은 2군에서 주로 보내 아직까지 1군 무대 검증이 필요하다. LG가 올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3번)으로 뽑은 조윤준도 빼놓을 수 없는 후보다. 포수라는 특성상 다른 포지션에 비해 확률은 적지만 젊은 선수가 주전 자리를 꿰찰 경우 더욱 폭발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LG가 내년 시즌 성적만을 쫓는다면 경험과 투수리드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우위에 있는 심광호를 중용하면 되지만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상황이기에 부담스러운면이 있다.
'조인성 없는' LG의 안방 자리는 어떻게 될까. 다른 어떤 포지션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포수라는 자리이기에 이에 따라 내실 추구 속 돌풍을 다짐하고 있는 LG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LG 주전포수 경쟁을 펼칠 심광호, 김태군, 나성용(왼쪽부터)]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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