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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KBS 연예대상이 최초로 ‘1박2일’ 프로그램 전체에 돌아가면서 방송가에는 일대 변혁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당초 방송사의 연예 및 연기 대상은 MC 혹은 배우 개인에게 돌아갔던게 지금까지의 관례다. 하지만 올해 KBS 연예대상은 김병만도, 이수근도 아닌 ‘1박2일’이라는 선택을 했다.
기실 방송은 아니지만 영화 시상식에서는 남/여 주연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시상해 왔다. 배우에게는 주연상이라는 영예를 영화를 만들어온 제작자 감독, 작가에게는 작품상이라는 영예를 따로 부여했다.
하지만 방송 시상식은 작품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엔터테이너에게 상을 집중시켜 주는 경향이 강했다. 엔터테이너 별로 상을 시상하면서 대상 마저 작품이 아닌 이들에게 돌려왔던게 사실이다. 물론 연출자와 작가상 등을 따로 시상해 왔지만, 작품 보다는 출연자가 우선적으로 부각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올해 KBS연예대상에서 시작된 변화가 MBC까지 확산됐다. MBC는 올해 치러질 연예, 연기 대상의 명칭을 변경하고 시상 부문 또한 바뀌게 된다.
MBC 고위관계자는 27일 오전 마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드라마대상'에서 대상은 배우가 아닌 작품에 수여한다"고 밝혔다.
MBC는 올해부터 연기 부문 연말 시상식을 '연기대상'에서 '드라마대상'으로 이름을 바꾼 가운데, 상 역시 가장 뛰어났던 작품에 주기로 변경한 것.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이 관계자는 "그 동안 '연기대상'이 상을 주는 과정에 대해 부작용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MBC '방송연예대상' 역시 한 명의 연예인이 아닌 최고의 작품에 대상의 영예를 줄 계획이다.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개인의 역량보다 프로그램 전체가 만들어낸 효과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변화다. MBC는 지난 2007년 이순재와 함께 '무한도전' 팀에 대상을 수여한 바 있다.
MBC의 이 같은 움직임과 달리 KBS와 SBS는 아직 미온적인 반응이다. 이미 연예대상을 치른 KBS는 연기대상에서는 작품이 아닌 배우에 상을 수여하되 좋은 배우가 많은 경우 ‘공동수상’ 가능성 또한 열어 놓겠다는 입장이다.
KBS 고영탁 드라마 국장은 이날 오전 "2011 KBS 연기대상은 관례대로 먼저 후보자들을 공개했다. 드라마 관계자들 등을 비롯해 방송문화연구소라는 단체를 통해 일반인의 의견까지 듣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말했다.
고 국장은 "아직 연기대상의 수상자로 확정된 사람은 없다. 한 사람이 한해동안 눈에 띄게 두각을 보였다면 대상이 예상되겠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하다"며 "연기는 정말 잘했지만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고, 시청률만 높은 경우도 있다. 올해는 정말 쟁쟁한 후보들이 많아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고 고민하고 있음을 전했다.
SBS 또한 “특별히 이전 시상 방침이나 수상 부문 변경을 고려치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지상파 3사가 경쟁처럼 해 오던 연말 시상식은 논란을 불러 모은 이번 KBS의 ‘작품수상’으로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물론 올해 '1박2일' 수상은 연예대상 수상 후보가 나온 상황에서 갑자기 나온 것이라 논란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연예인 개인 보다 연출자 스태프 모두에게 영광을 돌리는 작품 전체 시상은 프로그램을 위해 고생해 온 관계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사진 = KBS 연예대상에서 ‘1박2일’ 프로그램이 수상하면서 방송가에 변화가 일고 있다]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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