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보상선수로 팀을 떠났던 선수가 보상선수로 복귀했다?
SK가 FA 시장에 등장한 임경완을 영입하자 이에 롯데는 보상선수로 임훈을 지명했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로 선수 보강이 절실해진 롯데 역시 FA 시장에 관심을 기울였고 이승호와 정대현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SK 출신이었다.
SK가 이승호의 보상선수를 고르는 시점에서 임훈의 복귀설이 나오기도 했던 게 사실. 그러나 SK가 좌완투수 허준혁을 지명해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롯데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한 정대현을 깜짝 영입하면서 임훈의 이름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국 SK는 임훈을 보상선수로 지명해 다시 그를 품에 안기로 결정했다.
두 차례나 보상선수로 지명되며 결국 원소속팀에 복귀한 임훈의 사례. 과연 어떻게 봐야할까.
단순히 보면 특이한 케이스에 지나지 않는다. 희한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비현실적인 일도 아니라는 것이다.
SK가 먼저 롯데 출신 FA 선수를 영입했고 보상선수를 내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롯데에서 SK 출신 FA 선수를 영입했고 SK처럼 보상 절차를 밟아야 했다. SK에서 건너온 보상선수는 '자동 보호'된다는 규정이 없으니 롯데가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SK가 보상선수로 지명해 복귀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임훈의 복귀 자체만으로 제도의 옳고 그름을 놓고 왈가왈부하기엔 무리가 뒤따르는 게 사실이다. 물론 당사자의 입장을 아예 외면할 문제는 아니다.
지난 7일 보상선수로 롯데의 부름을 받은 임훈은 이후 자이언츠 로고가 선명한 점퍼를 입고 사진까지 찍고 심지어 연봉 계약까지 마쳤다. '롯데맨'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찰나에 SK가 27일 보상선수로 임훈을 택했다. 20일이란 시간 동안 임훈은 어느 곳에서도 완전히 정착할 수 없었다. 하루 빨리 내년 시즌 준비를 해야 하는 선수 입장에선 가혹한 일일지도 모른다.
리턴픽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어 금지할 수 없다면 FA 이적 기간이 지나고 하루를 지정해 모든 보상 절차를 밟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영입 순서에 상관 없이 같은 시각에 보상선수를 지명한다면 리턴픽 자체가 없을 것이고 영입 순서에 따라 진행하더라도 같은 날에 마무리된다면 임훈처럼 리턴픽을 행사하더라도 최소한 '잃어버린 20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SK로 돌아온 임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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